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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릉 해수욕장마다 쓰레기 쏟아져 해양오염 우려

등록 2018.07.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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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해만 플라스틱 쓰레기 1270만t바다로 흘러들어

해수부 연안정화의 날 지정 후 경포해수욕장 첫 대청소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15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 청소요원들이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수거한 쓰레기 속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2018.07.15.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15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 청소요원들이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수거한 쓰레기 속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강원도 강릉의 주요 해수욕장마다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쏟아져 나와 해양오염이 우려된다.

 26일 뉴시스 취재 결과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경포해수욕장에서는 지난 6일 개장 후 매일 쓰레기로 꽉찬 100ℓ 짜리 종량제 봉투가 약 100~300개 가량 수거되고 있다.

 쓰레기의 종류는 병, 캔, 돗자리, 음식물, 비닐, 담배꽁초, 폭죽 등 술파티 물품이 주를 이룬다.

 쓰레기의 양은 낮보다 밤사이에 훨씬 많이 나온다. 밤새 돗자리를 깔고 술판을 벌이는 피서객들이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100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낮에 백사장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담배꽁초와 부피가 작은 음식물 쓰레기 정도. 그러나 밤에는 모든 쓰레기가 백사장에 버려지고 있다.

 특히 담배꽁초와 부피가 작은 각종 쓰레기는 모래에 파묻히고 있다. 이런 쓰레기는 매일 새벽마다 이뤄지는 청소에 수거되지 않고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문제는 조류와 어류 등 해양생물들이 쓰레기를 먹이인 줄 알고 먹게 돼 죽을 수도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 서울사무소 박샘은 캠페이너는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쓰레기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백년에서 수천년 동안 자연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오인해 먹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양생물들이 먹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먹이사슬을 따라 인간에게로 되돌아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0년 한해에만 최대 127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 세계 바다로 흘러들어갔다"며 "건강한 바다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22일 오전 피서객들이 밤새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술파티를 벌이면서 버린 쓰레기가 백사장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문제는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조류와 어류 등 해양생물들이 쓰레기를 먹고 죽는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2018.07.22.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22일 오전 피서객들이 밤새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술파티를 벌이면서 버린 쓰레기가 백사장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문제는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 조류와 어류 등 해양생물들이 쓰레기를 먹고 죽는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2018.07.22.   [email protected]

◇작은 해수욕장 백사장 청소인력 없어 쓰레기 바다로 흘러들어
 
 경포해수욕장에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 동안 운영되는 특별청소팀 청소요원 60명이 매일 새벽마다 쓰레기 수거에 나서 해양환경오염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천진해수욕장 등 강릉의 마을단위 해수욕장 10여 곳에서 배출돼 백사장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사실상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해안가를 담당하는 각 읍면동사무소의 환경미화원은 사천·연곡·강동면 각 4명, 경포동 10명, 주문진읍 24명이며 이들이 백사장 쓰레기까지 수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강릉시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여름 피서철에만 해안가 쓰레기 수거 업무를 민간업체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민간업체도 도로변에 쌓인 쓰레기만 수거할 뿐 백사장 쓰레기까지 청소하지는 않는다.
 
 지난달 24일 사천진해수욕장의 쓰레기 실태를 취재한 결과 피서객들이 버린 비닐, 플라스틱, 병, 캔 그리고 주민들이 버린 폐어구, 나무의자 등 오랫동안 방치된 쓰레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심지어 수심 약 2m 바닷속에는 타이어와 고무장갑 쓰레기까지 버려졌다. 해변에서 수로표지석이 설치된 갯바위로 연결된 돌다리 주변에서는 폐사한 길이 약 40㎝짜리 어류 2마리도 발견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강릉 사천진해수욕장 내 수로표지석이 설치된 갯바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의 모습을 지난 14일 촬영했다. 2018.07.14. photo31@newsis.com

【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강릉 사천진해수욕장 내 수로표지석이 설치된 갯바위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의 모습을 지난 14일 촬영했다. 2018.07.14. [email protected]

강릉시는 보도 후 쓰레기를 치웠다.

 지난 14일 같은 데를 다시 가 봤더니 수로표지석이 설치된 갯바위 주위로 피서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바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였다.
 
 ◇해수부 연안정화의 날 지정 경포해수욕장 첫 대청소

 해양수산부는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연안정화의 날로 지정하고 지난 20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첫 대청소를 시작했다.

 강릉시는 올해 처음으로 경포의용소방대 전문수난구조대와 특전동지회 강릉시지회의 도움을 받아 경포해수욕장 해수욕 수면구역 수중에서 쓰레기를 수거했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정화 활동을 일상적인 생활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강재구 강릉시청 경포동주민센터 주무관은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6월 중순께부터 바닷가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와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를 지경"이라면서 "피서객들이 머물던 자리의 쓰레기를 깨끗하게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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