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 영상 제작해야 정직원"?..가천 길병원 '갑질' 폭로

윤정식 2018. 7. 2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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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인천의 대형 병원인 '가천 길병원'에 새 노조가 설립됐습니다. 이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 병원 재단 이사장의 갑질 때문에 노조를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관련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기자]

[가천 길병원 직원 : 회장님 업적에 환한 빛을 비추는 등불이 되겠습니다.]

[가천 길병원 직원 : 제게 행복한 직장과 가정을 주신 회장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방금 영상에 등장한 사람들은 길병원 직원들입니다.

간호부, 시설팀 등 이 병원 직원들은 대부분 업무 시간에 이런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영상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일부 직원은 해당 영상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제작됐다고 말합니다.

[A씨/가천 길병원 직원 : 싫은데 안 할 수 없잖아요. 너 해! 찍어야 돼 이거니까.]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는 계약 연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씨/가천 길병원 직원 : (영상 안 찍은 직원은) 정직원 해달라, 해달라 해도 끝까지 안 해주고 이 친구들(영상 찍은 직원들)은 그때 (영상 찍고) 정직원 단 것 같아요.]

노조 측은 이길여 이사장이 병원 시설과 인력을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지난 2월 7일 이 이사장의 특실 입원 내역서입니다.

총 진료비 210만원 중 본인부담금은 138만2598원.

하지만 138만2580원이 감액돼 내야할 돈은 18원입니다.

이에 병원 측은 전체 금액은 연말에 계산하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일부 병원 시설관리 직원들은 평상시에도 이 이사장의 자택 수리에 동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C씨/가천 길병원 직원 : (이길여 이사장 집) 보일러부터 해서 뭐 정원이나 수도도 수리하고 방에 코일 터지면 찾아서 그것도 수리해야 되고 물탱크도 마찬가지예요.]

설립된 병원 새 노조 측은 병원 측이 노조 활동을 방해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노조 간부가 퇴근할 때 병원 측이 고용한 사람이 미행과 감시를 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한 것입니다.

[가천 길병원 노조 관계자 : 계속 이렇게 따라다니실 겁니까?]

용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병원으로 들어가려는 노조원을 막기도 합니다.

[뭐 하시는 거예요. 감염 예방 차원에서 (출입을 막는 겁니다.)]

[안병훈/가천길병원 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 : 오너 일가와 재단의 갑질 횡포가 도를 넘어섰고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나날이 열악해져 새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길병원 측은 노조에 대한 부당한 제재는 없었다며 노조의 불법적 행동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생일 축하 영상의 경우 현재는 제작하지 않고, 집수리도 최근 용역 직원에게 맡기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화면제공 : 보건의료노조)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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