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난민'으로 가득 찬 카페·편의점..업주는 울상

김도현 2018. 7. 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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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하는 이른바 '폭염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서울역 내부에 있는 카페를 찾은 박모(43)씨는 "요즘 같은 더위에는 밖을 돌아다니기가 힘들다"며 "손님 없을 때 카페에서 땀 좀 식히고 가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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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하는 이른바 ‘폭염 난민’이 속출하고 있다.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등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다만 늘어난 고객만큼 주문하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는 ‘얌체족’도 증가하면서 매장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주문 안 하고 자리만 차지…5명이 콜라 한 잔 시켜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에는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채로 자리에 앉아있는 고객들로 붐볐다. 매장 직원이 고객에게 ‘1인 1주문’ 원칙을 설명해도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며 주문을 거부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이 매장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박모씨(가명)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손님이 늘었는데, 커피를 시키지 않고 앉아 있는 분들이 종종 보인다”며 “‘텀블러만 들고 와서 주문하지 않는 고객’ ‘다 마신 컵을 다시 들고 오는 고객’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종로구에 있는 한 햄버거 가게에서는 때 아닌 ‘숨바꼭질’이 벌어지고 있었다. 매장 내에서 음식을 시키지 않고 머무르는 이들은 직원이 다가오자 다른 층으로 자리를 피했다. 이들은 직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후에야 가게를 떠났다. 매장 한 켠에서 5명이 콜라 한 잔만 시키고 앉아있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 편의점 등에서도 얌체족은 존재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식당의 손님들은 식사를 마친 뒤에도 2~3시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면 덥다는 이유에서다. 취식 공간이 좁은 서울역 인근의 편의점에서는 특정 손님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다른 손님이 불편을 겪는 경우도 발생했다.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문제냐” vs ‘무더위 특수’에 비해 매출 덜 올라

업소로 피서를 온 이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김모(67)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조금 쉬었다 가려고 했다”며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역 내부에 있는 카페를 찾은 박모(43)씨는 “요즘 같은 더위에는 밖을 돌아다니기가 힘들다”며 “손님 없을 때 카페에서 땀 좀 식히고 가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1인 1주문’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도 있었다. 평소 지인들과 더위를 피해 시원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박모(70)씨는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모두 주문해야 한다는 점은 너무 야박하다”고 주장했다.

‘무더위 특수’를 바랐던 업주들은 얌체족 출현에 울상이다. 서울 신당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29)는 “가게 구석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있는 이들 때문에 자리가 부족하다”며 “손님으로 가득 차 있는데도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다른 지점과 고객수는 비슷하게 늘었는데, 매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종로구의 한 패스트푸드점 매니저 정모(가명)씨는 “강남에 있는 지점에는 매출이 20% 이상 올랐는데 우리 지점은 15% 정도만 증가했다”면서 “주문 안 하고 자리에 앉아있는 노년층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기존에도 주문하지 않고 앉아있는 고객들이 있었지만 폭염으로 더 늘어난 것 같다”며 “그러나 고객들이 주문했는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고 무작정 내쫓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이 양심적으로 매장을 이용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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