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니 '집에서 혼술'..즉석안주 시장 '폭발'

2018. 7. 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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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직장인 정은지(28) 씨는 퇴근할 때 편의점에 들러 '4캔에 1만원'짜리 맥주를 사 가는 '편맥족'(편의점 맥주를 즐겨 먹는 사람)이다.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니 덩달아 즉석 안주도 많이 찾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맥주와 즉석 안주를 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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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즉석안주 판매량
이번달 덩달아 40% 껑충
"요리하기도 장보기도 힘들어"
즉석식품 온라인판매 148%↑

[한겨레]

최근 인기를 끄는 즉석 안주 제품. 대상 제공

1인 가구 직장인 정은지(28) 씨는 퇴근할 때 편의점에 들러 ‘4캔에 1만원’짜리 맥주를 사 가는 ‘편맥족’(편의점 맥주를 즐겨 먹는 사람)이다. 평소엔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저녁 식사 겸해서 먹었지만, 최근 그가 빠진 것은 즉석 안주다. 포장지를 뜯어 전자레인지에 3~5분 돌리면 훌륭한 안주가 된다.

정 씨는 “날이 너무 더워, 가스레인지를 켜고 요리를 하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즉석 안주가 훌륭한 대안이다. 포장도 1인분 단위라 맥주 2캔 정도에 딱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가 즐겨 먹는 즉석 안주는 닭발, 닭근위, 막창 등 집에서 해먹기 힘든 것들이다. “이런 날, 불 앞에 앉아 구워 먹는 식당에 가기가 무섭다. 집에서 혼자 맥주와 닭발 먹는 게 훨씬 낫다.”

정 씨처럼 25년 만의 폭염이 술 소비문화를 바꾸고 있다. ‘시원하게 맥줏집 한잔’이라는 여름철의 상징 구호는 여전하나, 장소가 맥줏집에서 집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특히 즉석 안주 판매량의 증가세가 가파른데, 날이 더워지면서 날개를 단 형국이다.

24일 ‘안주야’라는 브랜드로 즉석 안주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대상의 매출 자료를 보면, 날이 더워질수록 즉석 안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5월에 견줘 6월에는 28%, 7월은 40% 매출이 늘었다.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니 덩달아 즉석 안주도 많이 찾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즉석 안주 시장은 2016년 76억원에서 2017년 494억원으로 6배 이상 상승했다. 올해는 1천억원을 넘길 거란 예측치도 나왔다. 조리가 거의 끝난 상태에서 냉동된 식품이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되는 간편함이 1인 가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상 관계자는 “혼술족의 증가가 즉석 안주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매출이 더욱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6~8월 여름 매출이 다른 달에 비해 15%가량 높았다”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2위인 동원에프앤비(F&B)의 ‘심야식당’도 지난해 7월 출시 뒤 올 5월까지 180억 원어치가 팔렸는데, 회사는 “올해는 더운 날씨 탓에 3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쪽 자료를 보면, 소비자들은 폭염의 여파로 즉석식품을 장바구니에 많이 담고 있다. 롯데마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2일 사이 수입 맥주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는데, 덩달아 가정 간편식(HMR) 매출도 7.9%나 뛰었다. 김밥과 샌드위치 등 바로 사서 먹는 즉석식품 판매량은 27.2% 증가했다. 이마트도 닭발이나 불 막창 등이 포함된 조리육 매출이 7월 들어 전년 대비 27.4%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맥주와 즉석 안주를 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석식품 인기는 온라인쇼핑몰에서도 높다. 특히 날씨가 더워져 장보기가 힘들어지자, 관련 업체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모바일 상거래 업체인 티몬이 최고기온이 30도를 넘기 시작한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을 분석했더니, 즉석식품 매출이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148% 늘었다. 이충모 티몬 매입본부장은 “폭염이 이어지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장보기를 모바일로 대체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화보] 폭염, 전국이 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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