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가죽 우승 벨트 주던 '디 오픈' .. 올해 상금은 21억원
이탈리아인 메이저 우승은 처음
158년 역사 최고 권위 골프 대회
첫 우승상금 6파운드, 23만배 증가
갤러리 17만2000명 코스 최다기록
3년 만에 출전 '우즈 효과' 톡톡
몰리나리는 강풍이 몰아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잡아낸 끝에 클라레 저그(디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몰리나리는 “(골프 강국이 아닌) 이탈리아 출신인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우승으로 몰리나리는 상금 189만 달러(142만 파운드·약 21억4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1050만 달러(약 118억4000만원). 1860년에 시작된 디 오픈은 오랜 역사만큼 상금에도 사연이 많다. 디 오픈 초창기엔 10년 동안 우승자에게 ‘도전자의 벨트(challenge belt)’를 수여했다. 은색 버클에 당시 최고급인 모로코산 붉은색 염소 가죽으로 구성된 벨트는 3회 연속 우승자가 영구 소유한다는 규정 때문에 1868년부터 3년 연속 우승했던 톰 모리스 주니어가 영원히 갖게 됐다. 상금은 네 번째 대회인 1863년부터 등장했다. 당시 걸린 10파운드의 상금은 우승자가 아닌 2~4위에 오른 선수들이 각각 5, 3, 2파운드씩 나눠 가졌다.
한편 올해 디 오픈은 5년 만에 톱10(공동 6위)에 오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4라운드 동안 카누스티 골프장을 찾은 갤러리 수는 17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99년 디 오픈 당시 15만7000명을 기록했던 카누스티 역대 최다 갤러리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우즈의 흥행 파워는 과거에도 입증된 바 있다. 우즈가 처음 디 오픈에서 우승했던 2000년 세인트앤드루스에는 무려 23만9000명이 몰려 역대 최다 갤러리 기록을 세웠다. 역대 디 오픈 최다 갤러리 기록 톱5 중 우즈가 출전한 대회가 4차례다. R&A는 지난 2016년 “디 오픈이 스코틀랜드 경제에 1억4000만 파운드(약 208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즈가 2015년 이후 3년 만에 디 오픈에 출전하자 가는 곳마다 구름 갤러리가 그를 따라다녔다. 우즈는 “(우승 경쟁을 위해) 할 수 있는 걸 모두 다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난 축복받았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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