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폭염 때문에 멈춰놨던 원전 재가동했다?

오대영 입력 2018. 7. 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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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진규/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탈원전을 한다면서 수요 예측을 줄였다가 폭염에 전국 전력 수급 비상이 걸릴 것 같으니 허둥지둥 원전을 다시 돌려…]

[김동철/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 이제 와서 탈원전 하겠다고 세워놓은 원전 2기를 재가동하겠다고 하는데…]

[앵커]

폭염으로 전기 사용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써도 공급에 문제가 없을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세워놓은 원전을 폭염 때문에 재가동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저희가 < 팩트체크 > 를 해 봤습니다. 전력 공급은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폭염 때문에 원전을 재가동했다는 말은 사실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오대영 기자, 자세히 좀 설명을 해주실까요.

[기자]

더우니까 전력 수요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7월 들어서 최대 전력 수요가 오늘(23일)까지 벌써 다섯 번째 경신됐습니다.

지난 16일 8630만kW를 기록했고 18일 8671만, 19일 8759만으로 기록이 다시 깨졌습니다.

그리고 20일 8808만, 오늘 9070만 kW로 더 올랐습니다.

예비율은 11~12%선을 유지했는데 오늘은 8.4%로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정도의 예비율은 우리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

[기자]

10%가 넘으면 안정적이라고 말합니다.

갑자기 발전기 한 기가 멈춰서더라도 전력 공급이 차질이 없다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올해 들어서 오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가 지금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원자력에 의한 전력 생산이 점점 줄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탈원전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38년까지 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한 것입니다.

사용연안이 지나지 않았는데 멈추게 하거나 폐쇄시킨 시설은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 원전이 24기인데 2022년까지 4기가 늘어서 28기가 됩니다.

원전으로 공급하는 전력량도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 뒤에 2031년까지 18기로 점차 줄고 2038년 14기가 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당분간은 좀 더 늘어난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오늘 정치권에서 나온 주장들을 좀 볼까요. '탈원전으로 세워놓은 원전을 재가동시켰다'라는 주장은 맞는 것입니까?

[기자]

'재가동'을 어떤 의미로 썼는지를 잘 봐야 됩니다.

마치 탈원전 정책으로 폐쇄를 했거나, 아니면 멈추게 했는데, 폭염 때문에 이것을 다시 가동한 것처럼 들리게 되죠.

이런 의미로 주장을 했다면 사실이 아닙니다.

반면에 업계에서는 다른 의미의 '재가동'을 씁니다.

원전은 최소 20개월 내에 1번씩 예방정비를 해야 합니다.

정비를 마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에 가동을 합니다.

최근 한울4호기가 이 절차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이 의미라면 재가동이 된 것이 맞습니다.

8월 중순에 예정되어 있던 한빛1호기와 한울1호기는 정비를 이렇게 미뤘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의미가 뭐가 됐든지 간에, 폭염 때문에 원전 사용 계획을 바꿨냐, 아니냐 이것을 좀 봐야 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폭염 때문에 일정을 미루거나 바꾼 것은 아닙니다.

정비계획이 변경된 것은 이미 4월에 결정이 됐습니다.

당시 하계수급계획을 미리 짜서 이처럼 짧게는 5일, 길게는 14일 뒤로 미루기도 했습니다.

또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에 정비일정을 잡지 않거나 잡았더라도 미루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심했던 2016년에 정비계획을 미루지 않는 바람에 오히려 예비율이 7.1%까지 떨어졌던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 팩트체크 >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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