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울산,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퓨처스 올스타전이 13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렸다. 북부 올스타 유승안 감독과 남부 올스타 박치왕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우리나라도 열대성 기후로 바뀐 것 같지 않습니까?"

최근 한용덕 한화 감독은 연일 더워지는 날씨에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말했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올해 한반도를 덮쳤다. 23일 오전 강원도 강릉의 최저 기온은 31도로 1907년 기상 관측 집계를 시작한 이후 111년 만에 최저 기온이 경신됐다. 22일 낮 서울의 최고 기온은 38도가 찍혔다. 서울의 온도가 38도를 넘긴 것은 가장 더웠던 1994년 이후 24년 만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한반도에 온열질환 환자가 61%나 늘었을 정도다.

KBO는 폭염시 경기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제27조, 황사경보 발령 및 강풍, 폭염시 경기 취소 여부)을 두고 있다. 그나마 저녁에 치러지는 1군에선 아직까지 폭염으로 취소된 사례는 없다. 각 구단은 훈련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는 등 더운 시간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경기는 다르다. 낮 1시에 시작하는 퓨처스리그는 기록적인 폭염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7일 경산 볼파크에서 삼성 2군과 KIA 2군의 경기는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취소됐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22일까지 퓨처스리그 10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지난해 이맘때엔 우천이나 그라운드 사정 등으로 경기가 열리지 못했는에 올해는 폭염 때문에 경기 진행은커녕 선수 보호를 걱정하고 있다.

퓨처스리그는 KBO리그의 근간이다. 신인 및 기대주들이 경기를 지속적으로 치르면서 기량을 쌓고,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이 경기력을 되찾거나 1군에서 할 수 없는 것을 실험할 수 있는 곳이다. 유례없는 폭염과 경기 취소에 현장은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한 KBO리그 감독은 "(이맘때) 퓨처스리그 경기를 줄여야 한다. 선수도 많지 않은데 탈이 난다"고 지적했다.

한 프로 야구 단장은 "우리나라 날씨가 변했다. 이제 퓨처스경기도 이것도 정확하게 분석을 하고 어떻게 해야 할 건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7~8월 혹서기 만이라도 야간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 단장은 "선수들 다치고 쓰러질까 봐 경기를 취소하는 것인데, 사실 경기는 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를 하더라도 경기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한데 더위에 못 견뎌서 경기를 하다 보면 경기를 하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BO는 혹서기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퓨처스리그 경기를 야간에 치르는 '서머 리그'를 지난해 만들었다. 7월 24일부터 평일 저녁 6시 30분, 주말 저녁 6시에 퓨처스리그 경기가 3주 동안 치러졌다. 하지만 야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구장이 많지 않아 경기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72경기에서 120경기로 확대된 올해 퓨처스리그 서머리그는 23일부터 시작한다.

한 퓨처스 팀 감독은 "지금 날씨가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더위에 선수들이 움직여서 기량 발전이 되면 괜찮겠으나 날씨 때문에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하기가 어렵다. 야간 조명 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 조명 시설이 있는 지방에 가서 야간 경기를 해야 하더라도 기간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2개월 동안은 라이트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향후 혹서기 퓨처스리그 운용 대책과 관련한 질문에 KBO리그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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