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씨(49) 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던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61)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허익범 특별검사(59)가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허 특검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서초구 특검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며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셨고 이 나라 의정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한 분이 오늘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은 넥타이를 맨 허 특검은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허 특검은 “개인적으로 평소 존경해온 정치인으로,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먼거리에서 늘 그분의 행적을 바라보고 있었다”며 “비보를 듣고 그립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노 의원님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님들께 깊이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허 특검은 노 원내대표와 관련한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허 특검은 “수사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며 ‘노 의원에게 소환 통보를 한 적이 있느냐’ ‘노 의원 가족을 수사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고 특검 사무실로 돌아갔다.
특검팀은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노 원내대표가 김씨 측으로부터 5000만원가량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며 노 의원 소환조사를 기정사실화 해두고 있었다. 60일간의 수사기간 중 절반 가까운 27일 소진한 특검팀의 정치권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놓고 대책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