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아이돌 선입견 있는 것 알아, 깨나가고 싶다"
그런데도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에게는 여전히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긍정과 부정을 따질 수 없는 가치 중립적인 말이면 좋겠지만, 보통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아이돌로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연기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명수 역시 2010년 인피니트로 데뷔한 후 2년이 채 되지 않아 연기를 시작한 케이스였다. '닥치고 꽃미남밴드'를 시작으로 '엄마가 뭐길래', '앙큼한 돌싱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군주' 등에 출연했고, 최근 종영한 '미스 함무라비'로 첫 주연을 맡았다.
김명수는 아이돌에 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걸 알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리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선입견을 깨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뭐든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명수를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김명수가 '아이돌 선입견'에 대처하는 방식
아이돌은 바쁘다. 더구나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인기 아이돌일 경우 바쁨의 강도는 세진다. 스트리밍이 기본이 된 시대, 노래의 유효기간이 짧아짐에 따라 활동을 마무리하고 복귀하는 시차도 함께 줄었다. 음악방송 출연뿐 아니라 팬 미팅, 콘서트, 해외 활동, 예능 등 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김명수는 여기에 '연기'를 더했다. 첫 작품인 '닥치고 꽃미남밴드'를 촬영할 당시는 그야말로 병행의 끝이었다. 그는 "인피니트가 2011년에 앨범을 6장이나 냈다. 방송 활동, 연말 시상식, 콘서트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드라마를 찍어야 했다. 그때 가장 힘들었다. 그때 집중을 너무 못했었다. 별의별 병에 다 걸리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그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았다. 올해 1월 발매한 정규앨범 '톱 시드'(TOP SEED) 타이틀곡 '텔 미'(Tell Me) 활동을 마치고 바로 들어갔다. 전체 대본 리딩하던 날도 아직 앨범 활동이 진행 중인 때였다.
김명수는 "그래도 드라마 찍으면서 가장 집중도 있게 했던 작품이다. 예전에는 여러 가지를 함께 하니 콘서트에서도 집중을 못 하고 캐릭터 몰입도 잘 못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데뷔하던 2010년에도 아이돌이 많았지만 요즘은 더 많아졌고, 그만큼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하는 경우도 있으니 선입견이 있을 거고요. 제가 조금 나아진다고 해도, 가수보다 배우 이미지가 좀 더 보인다고 한들, 다음 작품에 들어가도 (제게) 또 똑같은 선입견이 있을 거로 봐요. 그걸 깨나가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
◇ 댓글 빠짐없이 보며 더 잘하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아
김명수는 댓글을 꼼꼼히 보는 편이다. 그는 "필터링을 거쳐도 솔직히 악플을 보면 상처가 된다. 그래도 비판은 들으려고 한다"며 "댓글이 참고가 되고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판을 안 듣고 자기 뜻대로 할 수도 있지만, 스물일곱 살의 김명수는 그런 비판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비판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좀 더 잘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첫 주연작에서 좋은 평을 들었기에 다음이 더 부담되진 않느냐는 질문에 "배우들은 누구나 다음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낄 거라고 본다. 저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자기 발전을 꾸준히 하려고 했어요. 워커홀릭처럼. 이런 걸 보여주고 싶어, 저렇게도 보여주고 싶어, 하면서요.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랜선 맘 같은 마음으로 많이 봐 주시더라고요. '너는 키우는 맛이 있다'고요. 아까 제가 재능이 없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근데 팬분들은 그냥 제가 해 나가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계속 노력하는 거죠. 꾸준히 해 나가는 것밖엔 없어요. 열심히 하면 또 좋은 작품이 들어오지 않을까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하는 것도 없다. 김명수는 "작품이 좋으면 그냥 하고 싶다. 촬영 현장이 좋고 작품이 좋으면 법정물, 사극, 멜로… 뭐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이란 '너무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 솔로 앨범 준비, 팬 미팅… 하반기 계획은
김명수는 2018년 하반기에도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 최근 단독 팬 미팅을 성황리에 마쳤다. 그는 "연기적인 이벤트도 많고 노래도 그날그날 다르게 넣었다. 한국에서 팬미팅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뜨겁게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고, 그래서 올해 안에 안 나올 수도 있지만 솔로 앨범도 준비 중이다. 현재 수록곡을 녹음하고 있고, 어떤 장르를 하고 싶은지 살펴보고 있다. 김명수는 "콘서트에서는 주로 발라드를 불렀는데, 이런 것도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서 다양한 곡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다작'하는 것도 그의 바람 중 하나다. 올해가 가기 전 새 작품에 들어갔으면 한다고. 뮤지컬을 해 볼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아직은 제안이 하나도 없다. 하던 거나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연기도 부족한데 (뮤지컬을) 뭘 하지, 하는 생각이 큰 것 같다. 그래도 제안이 온다면 검토를 꼭 하고 싶다. 언제나 열려 있다"고 답했다.
기계가 굴러가려면 가끔 쉬어주고 기름칠도 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야 오래 쓸 수 있고요. 지금이 한 번 쉬어줘야 하는 타이밍 같아요. 근데 저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쉬기가 힘들더라고요. 해외 나간다고 해도 일정을 잡아요. 뭔가 일을 하고, '일했으니까 이제 쉬어야지'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일할 때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고 싶다고 했지만 힘차게 달리고 싶어 하는 김명수의 행보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예전보다 소속사에서 자신의 발언권이 세졌다지만 "지금도 제가 하고 싶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계획을 짜 놓아도 (실제로 되는 건) 50%도 안 된다"고 하니 말이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은 김명수, 그가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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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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