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학년 때 어떤 과목 들을까" 고민에 빠진 고 1

오선영 조선에듀 기자 2018. 7.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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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개정 교육과정 고교 현장 첫 적용

# 언론정보학과 지망하는 고 1이에요. 최근 학교에서 2학년 과목 선택에 대한 안내문을 받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회 과목을 4개 골라야 할지, 사회 3+과학 1로 할지, 사회 2+과학 2로 할지 고민이에요. 과학을 넣을 경우에 성적이 잘 나올지가 걱정입니다. 아니면 내신 받기 좋은 과목으로만 선택하는 게 현명할까요? (김지민·가명)

2015 개정 교육과정(이하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학생의 과목 선택'이다. 기초 소양 함양을 위해 문·이과 구분없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 과목을 도입하되, 학생 각자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맞춤형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선택과목을 개설한다. 고 1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가장 고민해야 할 것도 바로 '2학년부터 어떤 과목을 들을 것인가'이다. 9월에 수강 신청을 해 선택 과목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고교에선 최근 학생·학부모를 위해 과목 선택 관련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가 고교 현장에 개정 교육과정을 도입한 첫해이다 보니 학생·학부모 모두 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세화여고는 1학년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9학년도 과목 선택에 대해 안내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현장에 200여 명의 학부모가 모일 만큼 관심이 높았다.

◇앞으로 대입 최고 스펙은 '교육과정' 될 것

현 고 1은 개정 교육과정 아래 공부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기존 방식대로 치러야 한다. 따라서 대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따라 과목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수능 위주의 정시전형이라면 수능 출제 과목을 우선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등 학생부 위주 전형이라면 희망 진로(전공)에 맞는 과목을 골라야 한다. 유석용 서울 서라벌고 교무부장은 "앞으로의 대입, 특히 학종에서는 '교육과정'이 최고 스펙이 될 것"이라며 "자신이 지원한 학과에 맞춰 교육과정을 선택해 밟아온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경영학과 지망생이라면 확률과 통계, 경제 수학 등을 들어야 유리할 겁니다. 만약 공대 지망생이 '기하'나 '물리Ⅱ' 같은 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테고요. 학교에서 해당 과목이 운영되지 않았다면 모를까, 개설됐는데도 듣지 않았다면 입학사정관이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학종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과목 선택에 앞서 진로나 희망 전공을 먼저 설정해야 합니다."

사실 수능만 놓고 보면, 자연과학과정(前 이과)을 주로 이수할 학생들의 선택은 다소 명쾌하다. 기하나 과학Ⅱ 과목은 대입에서 반영하는 대학이 현재는 서울대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과학Ⅰ과목을 2학년에, Ⅱ과목을 3학년에 개설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경 2021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이 대학별로 발표되면 반영 과목 등을 살펴보고, 3학년 때 Ⅱ과목을 들을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

장문성 종로학력개발원장은 "1학년 때는 자신이 '수시형'인지 '정시형'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은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며 "3학년에 들을 과목은 2학년 때 입시 준비 방법을 어느 정도 구체화한 다음에 결정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학종을 준비하기로 했다면 전공과 관련된 중심 과목은 Ⅰ·Ⅱ를 다 듣는 게 좋습니다. 예컨대 공대 가운데 토목·건축·기계공학과 등은 물리 Ⅰ·Ⅱ에 지구과학Ⅰ을 듣는 식이죠. 의대 입시생이라면 생명과학Ⅰ·Ⅱ에 화학Ⅰ을 선택하고요."

이미선 서울 세화여고 교무부장 역시 '진로'에 따른 선택을 강조했다. 예컨대 지리학자가 꿈이라면 사회과목에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고르고, 과학에서 지구과학Ⅰ을 선택하는 식이다. 다만 개설 과목이나 운영 방식은 학교별로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교무부장은 "사실 소수 학생만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는 물리Ⅱ같은 과목은 학교에 개설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에는 여러 학교가 공동으로 개설하는 '연합형 교육과정'이나 '거점형 교육과정'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성적 산출 방식 변화 '주의'

다만 상대 계열의 과목을 선택할 때는 '성적 산출 방식'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는 같은 과목을 배워도 문·이과를 나눠 성적을 매겼지만, 이제는 같은 과목을 듣는 학생들은 문·이과(인문사회과정·자연과학과정)에 관계없이 같이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 교무부장은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경계가 사라지고 학생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지만, 대입을 고려하면 성적 산출 방식까지 따져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며 "다만 성적을 받기 어렵더라도 희망 진로와 연결된 과목을 성실히 이수한다면 학종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 진로에 따라 교육받게 한다는 취지와 달리 과목 선택이 결국 '수능'에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강양구 종로학원 서울본원장은 "예컨대 문과 최상위권이 몰리는 경제는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나오는 과목"이라며 "수능을 치러야 할 학생들은 결국 점수 받기 쉬운 사회문화와 생활과 윤리 같은 과목(이과의 경우엔 지구과학)을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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