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사 수십 명 접대했다" 폭로..'상고법원' 위해 '스폰서 판사' 덮었나 (전체 다시보기)
[단독] '부산 스폰서 판사' 폭로자, "문 판사·현기환 1백여 차례 접대"
<앵커>
저희는 오늘(22일) 사법농단 사건을 한 번 더 파보려고 합니다. 사법농단 사건 주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죠. 목표는 상고법원이었습니다. 이게 뭐냐면 대법관들은 큰 사건만 맡고 사기, 폭행 같은 단순한 건들은 상고법원이란 걸 만들어서 거기로 넘기겠다는 거였습니다.
이걸 하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설득할 작전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그 계획을 세운 데가 법원행정처입니다. 최고 잘 나간다는 판사들을 여기 모아놓고 작전을 짜게 한 건데 이 내용이 지금 문제가 되는 겁니다. 말 안 듣는 판사들을 사찰하고 인사에서 물 먹이고, KTX 승무원 사건 등 각종 사건을 청와대 입맛에 맞게 판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터진 겁니다. 이게 사법농단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부산에서 판사들이 온갖 접대를 받았다는 얘기가 터졌는데 법원행정처가 이 사건을 상고법원 때문에 덮었다는 의혹이 최근에 새로 나왔습니다. 서울과 부산, 상고법원과 스폰서 사건, 멀게 보이는 단어들이 한 덩어리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최초 고발자를 SBS 법조팀이 만났습니다.
먼저 임찬종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SBS 취재팀이 최근 만난 사업가 이모 씨는 2015년 부산 지역 스폰서 판사 의혹을 처음 폭로했던 사람입니다.
이 씨는 함께 사업을 하던 건설업자 정 모 씨와 함께 부산 지역을 거쳐 간 판사 수십 명을 접대했다고 말했습니다.
판사 출신 변호사를 통해 판사들을 소개받아 부산의 골프장과 룸살롱 등지에서 수시로 접대했다는 겁니다.
특히 이 씨는 당시 부산에서 근무했던 문 모 판사 그리고 현기환 전 정무수석이 업자 정 씨와 특히 가까웠다고 주장했습니다.
업자 정 씨가 문 판사와 현 전 수석을 부산의 룸살롱과 골프장 등지에서 1백 차례 넘게 접대했고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도 접대 장소였다고 이 씨는 주장했습니다.
골프 접대를 할 때는 내기에서 져주는 방식으로 5백만 원에서 1천 만원씩 건넸고 그걸 자신이 목격했다고 이 씨는 주장했습니다.
최근 이 씨를 조사한 검찰은 이 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의 진상과 당시 이 내용을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법원행정처가 축소 은폐한 정황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습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어제(21일) 발부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도 축소 은폐 혐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SBS는 문 전 판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고 전화로 연락을 취했지만 접촉이 되지 않았습니다. 구속 수감 중인 현기환 전 수석의 변호인에게도 연락했지만 해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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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행정처 고위 법관도 접대…의혹 은폐 개입했을 것"
<앵커>
이 제보자의 주장은 더 나갑니다. 이때 접대했던 판사들 중에 나중에 서울로 올라가서 바로 법원행정처의 핵심 인사가 된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돈을 댄 업자, 현기환 수석, 법원행정처의 힘센 판사가 일렬로 연결고리가 완성된다는 이야기인데, 더 들어보시죠.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건설업자 이 모 씨는 동업 관계였던 정 모 씨와 함께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던 A 판사도 접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판사는 법원행정처에서 핵심 요직을 맡았던 인물인데 과거 부산에서 근무할 때 접대를 했다는 겁니다.
이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검찰이 A 판사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만난 적 있는 사람이었다"며 "동업자 정 씨와 함께 부산 해운대의 한 술집에서 만나 2차로 룸살롱에 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던 B 판사도 부산고법 재직 시절 골프를 함께 치고 이 씨 소유 요트도 타는 등 여러 차례 접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업자 정 씨를 중심으로 한 현기환 전 수석, 문 모 판사, 그리고 나중에 법원행정처로 간 고위 법관들 간의 유착 관계가 2015년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사건을 법원행정처가 축소, 은폐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현기환 전 수석의 도움이 필요했던 법원행정처가 문 판사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현 전 수석과의 친분 등을 고려해 덮었다는 겁니다.
이 씨가 접대했다고 주장한 A 판사와 B 판사는 "업자들은 물론 현기환 전 수석과 일면식조차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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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법원' 위해 '스폰서 판사' 덮었나…'사법농단 고리' 주목
<앵커>
법조팀 임찬종 기자와 이야기 더 해보겠습니다.
Q.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폭로자 이 모 씨는 누구?
[임찬종 기자 : 인터뷰한 이 모 씨는 건설업자 출신으로 지금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데 저희가 직접 가서 만났습니다. 스폰서로 지목한 정 모 씨와 과거 함께 사업을 하면서 접대 현장에 종종 같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금은 정 씨와 갈라섰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증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Q. 상고법원 추진과 스폰서 판사 의혹의 관계는?
[임찬종 기자 : 네, 2015년을 돌아보면 업자 정 씨와 문 모 판사의 관계를 법원행정처가 파악하고도 구두 경고만 하고 넘어갔고 나중에 문 전 판사가 변호사가 되는 데 아무 장애가 없었습니다.
검찰은 구두 경고는 사실상 징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현기환 전 수석과 문 모 판사, 그리고 업자 정 씨의 관계 때문에 법원행정처가 봐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청와대 설득이 필요했던 법원행정처가 스폰서 의혹 관련자들과 당시 청와대에 있던 현 전 수석의 관계를 의식해 사건을 축소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입니다.]
Q. '임종헌 USB' 발견…어떤 내용 담겼나?
[임찬종 기자 : 임종헌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 문건을 저장해 둔 외장하드를 폐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사무실을 더 뒤져 여직원 가방에 있던 USB를 발견했습니다. 이 USB에서는 법원이 검찰에 넘긴 법원행정처 문건 410개 외에도 더 많은 문건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이 USB가 저희가 지금 말했던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은폐 정황을 포함해서 사법농단 의혹의 증거가 쏟아져 나올 판도라의 상자가 될지 이건 아직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임찬종, 김기태 기자cjy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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