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이해찬·김진표 '양강'.. 폭염보다 뜨거운 3등 싸움

이동현 2018. 7. 2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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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예비경선에서 3명 압축

“일단 컷오프 넘자” 생존 경쟁

친문 4명 난립해 표 분산 우려

박범계, 러닝메이트 등 새 전략

이인영ㆍ최재성 등 86그룹

세대 교체론 띄우기… 혼전 예고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 선출 레이스가 시작된 첫 주말인 22일 본선행 티켓을 잡으려는 예비 당권주자 간 생존 경쟁이 불을 뿜었다. 친노(무현) 좌장 이해찬 의원이 출마를 결단한 충격파가 커 보인다. 8명의 예비후보 어느 누구도 나흘 앞으로 다가온 ‘컷오프’(예비경선)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 상황이 된 탓이다. 범친문 예비 후보들부터 예선 탈락의 수모를 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의원과 양강 구도를 이룰 것이라 자신하는 김진표 의원은 예비경선부터 총력 동원 태세다. 당 대표 출마선언 이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고, 직접 찾지 못하는 지역은 부인 신중희씨가 대신 나서고 있다. 20일에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서 열린 지역대의원대회에 신씨가 참석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예비경선부터 압도적 득표를 얻어 본선에서는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범친문 송영길 의원은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서울의 길’ 행사를 열고 지지세 과시에 나섰다. 전대 출정식을 방불케 한 이날 행사에는 광주ㆍ대구 등지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촛불정신으로 발화된 국민의 선택과 결단을 반드시 지켜내는 게 내 사명감”이라고 문심(文心)을 강조했다.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범친문 주자들 경쟁이 불을 뿜는 건 2년 전 전당대회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추미애 현 대표와 송 의원이 범친문 2강 구도를 이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송 의원의 컷오프 탈락이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문 표가 분산된 탓”이라며 “이번 전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친문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최재성 의원은 ‘불가역적 시스템공천’ 확정을 위한 당 대표 예비후보자 8인 회동을 제안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전대를 정당 혁신경쟁으로 몰아가, 정당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자신의 정치적 강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구체적으로 “모든 공천 관련 규정을 당헌급 특별당규로 만들어 전 당원과 전 대의원의 투표 없이는 개정할 수 없도록 하자”며 “당선되면 2개월 내에 2020년 총선을 비롯한 모든 선거의 공천룰을 조기에 확정하겠다고 공약하자”고 제안했다.

대표ㆍ최고위원 주자 간 사실상 러닝메이트를 결성하는 새로운 움직임도 감지된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황명선 충남 논산시장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함께하며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충청지역을 고리로 한 합종연횡을 통해 예비경선 문턱을 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해찬ㆍ김진표 의원을 겨냥한 세대교체론도 전면에 부상하는 조짐이다. 86세대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선언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제2차 진보의 길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청년의 심장을 가진, 청년들의 민주당을 위해 기꺼이 밑불이 되겠다”며 사실상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의원은 민주당 내 86그룹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등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만 유력 당권주자인 이해찬 의원과 조직기반이 많이 겹친다. 이 의원은 이해찬ㆍ김진표 의원에 대해 “말 그대로 당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존중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대처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다”고 깎아 내렸다. 같은 86그룹인 송영길ㆍ최재성 의원도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비문 진영 주자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년 전 전대에 출마했던 이종걸 의원은 당내 비주류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5월 치러진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경선에서 총 116표 중 문희상 의장이 67표, 박병석 의원이 47표를 얻었다”며 “이번 경선에서 비주류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나선 김두관 의원은 만만찮은 조직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컷오프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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