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죄 판결 받고도..두 번 우는 '간첩 조작' 피해자들

이호준 2018. 7. 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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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아침에 간첩으로 몰려 삶이 무너진 과거사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수십년이 지나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소송을 위한 관련 기록 찾기도 어렵습니다.

두번 우는 과거사 피해자들을 이호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모국에 유학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강종건 씨.

70년대 대표적 조작 사건인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교도소 5년, 보안감호소에서 8년을 살았습니다.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보상은 못받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교도소 수감 기간만 보상 대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강종건/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 "(징역 5년을 살았는데) 그 5년을 근거로 해서 적용했던 보안감호처분. 국가가 그것을 보상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죠."]

법원은 따로 행정소송을 하든지 법무부나 국회에 호소하라고 합니다.

[강종건/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 "국회에 자기의 억울한 일을 호소하고 법으로 보상하는 길을 만들어라 이런 식인데,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입니다."]

한신대 간첩단 조작 사건 피해자 나도현 씨.

2년의 옥살이, 그리고 이어진 13년의 주거제한과 보호관찰로 자식이 태어나는 모습도 보지 못했습니다.

[나도현/한신대 간첩단 사건 피해자 : "정보과에 '어떤 일로 왔다'는 신고를 해야 하고, 막내딸이 세상에 태어난 현장에 가 보지 못한 것, 지금도 그것이 마음에 아파요."]

보호관찰이라는 이름아래 기본권을 박탈당한 나 씨.

국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자신의 자료를 찾으러 검찰청에 왔습니다.

이전엔 존재하지 않는다던 자료가 웬일인지 오늘은 있다고 합니다.

[나도현/한신대 간첩단 사건 피해자 : "(처음에는)○○지청에는 그런 서류가 없다 단정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취재가 시작되니까 확인된 것이 아닌가."]

하지만 기록을 내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양승국/KBS 자문변호사 : "(과거사 피해자들에 대해선) 정부 당국이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제도 정비를 해서 피해보상을 해 줘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작, 고문, 옥살이, 그리고 덧붙여진 구금과 감시로 삶이 망가진 사람들.

정당한 배상을 바라지만 참 쉽지 않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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