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리뷰] "꿈? 꼭 없어도 돼"...'나혼자' 기안84가 전한 '행복론'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21 07: 34

'나 혼자 산다'의 기안84가 초등학생들을 위한 특강에 나서며 "꿈 없어도 순간에 행복하라"는 가르침을 전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일일 교사가 돼 '초통령'이 된 기안84와 운전면허 시험에 도전하는 마마무 화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의 일일 회장 이시언은 홀로 "아이고 반갑습니다"라는 걸 연습하며 "이거 쉬운데 도대체 왜 다들 긴장하는 거냐"고 여유로워 했다. 하지만 의기양양한 모습도 잠시, 회원들보다 먼저 도착한 스튜디오에서 이시언은 "왜 이렇게 떨리지"라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시언은 멤버들에게 "2주 동안 봤는데 저런 식의 진행은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리 배치 고민을 많이 했다"며 쌈디, 기안84를 언급했고, 두 사람은 "저런 식은 그럼 우리를 표현하는 거냐"며 어처구니 없어했다. 이시언은 "전현무 회원이 내 옆에, 박나래 회원이 그 옆에 앉아라. 그리고 나머지는 돌아가시면 된다. 아니면 가위바위보 해서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라"고 말해 기안84로부터 "자리배치부터 벌써 재미 없다"는 폭풍 디스를 받아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기안84의 초등학생 특강 모습이 공개됐다. 기안84는 충주의 한 초등학교로 찾아갔다. 그는 "웹툰 작가가 꿈"이라며 특강을 받고 싶다는 한 학생의 편지를 받았고, "그동안 공황 장애 때문에 긴장해 못 갔는데 이번에 마음 먹고 가게 됐다"며 학생들 몰래 학교를 찾아갔다. 선생님의 안내를 받고 깜짝 일일 교사로 등장한 기안84에 학생들은 괴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학생들은 기안84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고, 예상을 넘는 환대에 기안84와 멤버들 모두 놀랐다. 기안84는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밝히며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풀어넀다. 그는 학생들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교 꼴찌를 한 번 해봤다. 맨날 엄마가 울었는데 그날은 웃더라 엄마가. 때리다가 웃더라. 과외도 해봤는데 대학생 선생님이 세 번 하고 도망갔다"고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기안84는 "IMF가 터졌을 때에도 엄마가 미술학원을 보내줬다. 고등학생 때 그린 그림을 보여주겠다. 석고 소묘를 열심히 해서 학원에서 짱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며 고등학생 시절 소묘 그림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기안84의 그림 하나 하나에 큰 호응을 했고, 그런 학생들을 보며 박나래와 한혜진은 "북한이냐 여기. 전당대회 같다"고 폭소하기도 했다.
기안84는 웹툰을 시작한 계기도 밝혔다. 그는 "24살 때 웹툰이 막 생겼다. 그래서 제대를 하고 나서 휴학을 하고 웹툰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첫 웹툰이 바로 '노병가'"라고 소개했다. 멤버들은 "'노병가'가 정말 재미있었다. 명작이다"라고 감탄했고, 기안84 또한 "내가 그린 것 중에 가장 괜찮은 작품이다"고 '노병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웹툰으로는 돈을 많이 못 벌었다. 한달에 60만원을 벌었다. 생활비로 많이 모자랐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자, 한 학생은 "그건 많은 건데. 전 한달에 5천원 쓰는데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아저씨"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기안84에 "왜 아저씨냐. 형이다"라며 "형님"이라고 큰 소리로 불렀다. 뛰어난 호응으로 기안84의 긴장을 풀어준 남학생을 보며 멤버들은 "돈 준 거 아니냐. 저 정도면 10만 원 정도는 줘야 하는 리액션"이라며 기안84를 위해 큰 리액션을 보여준 아이들에 새삼 고마워했다.
기안84는 '노병가'에 이어 '패션왕'을 그린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노병가'를 그릴 때 내가 20대 후반이었다. 60만원은 많이 부족한 돈이었다. 그래서 N포털에 웹툰 도전을 했다. 그게 바로 '패션왕'이다"라며 '패션왕'을 소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학생들은 "우리가 4살 때 나온 거다. 근데 다 봤다"라며 '패션왕' 팬임을 드러냈다. 
기안84는 학생들에게 "꿈이라는 게 되면 좋은 거다. 그런데 모두가 꿈꾸는 자리는 T.O가 없다"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더 깊은 뜻의 메시지가 있었다. 기안84는 "너희들이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다. 꿈이 있으면 좋지만 꿈을 못 찾는다 해도 괜찮다. 꿈을 못 찾으면 그거 대로 행복하면 된다. 내가 살아보니 그렇더라. 이걸 꼭 말해주고 싶었다"고 강조해 감동을 자아냈다.
자신이 직접 사인을 그린 스케치북을 모든 학생들에게 선물하고, 함께 그림도 그리고 피자를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안84. 아이들도 그런 기안84에 "제 인생 최고의 날"이라며 좋아했다. 기안84는 "애들한테 '인생이 즐거워?'라고 물어봤더니 다들 '네!'라고 대답했다. 그걸 보며 '내가 누구에게 뭘 가르치려고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다 즐거워하고, 행복해하고, 나는 그게 부러웠다"고 털어놨다. 
기안84는 "오히려 너무 많이 받았다. 애들이 그렇게 컸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때가 안 탔으면 좋겠다. 나처럼"이라며 학생들에 고마워했다. 꿈이 없어도 순간의 행복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정작 그렇게 말하는 스스로는 인생의 행복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돌이켜보는 기안84의 모습은 보는 이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런 기안84의 진지한 행복론에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데 찡했다"며 큰 호응을 드러냈다./ yjh0304@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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