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정권 캐비닛' 열 듯.. 계엄문건 시간차 공개

전현석 기자 2018. 7. 21.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세부자료 추가 공개하면서 "특수단, 위법성 수사하라"
계엄사령관에 합참의장 아닌 육참총장 추천한 배경은 비공개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0일 국군 기무사령부가 작년 3월 작성한 '계엄 문건'과 관련해 "새로운 문건"이 나왔다며 20일 공개했다. 이 문건은 원래 계엄 문건에 첨부됐던 대비 계획 세부 자료로, 지난 3월 16일 기무사가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계엄 문건과 함께 보고했던 것이다. 여기엔 중요 시설과 집회 예상 지역에 기계화사단·기갑여단·특전사로 편성된 계엄 임무 수행군을 전차와 장갑차로 신속 투입되는 계획이 담겨 있다. 야권에선 청와대가 작년 '박근혜 정부 캐비닛 문건'을 공개했던 것처럼 "자료를 취사선택해 시간차를 두고 공개하면서 여론몰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宋국방과 이석구 기무사령관 ‘엇갈린 답변’ - 이석구(왼쪽) 국군기무사령관이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기무사 문건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 옆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이 사령관은 기무사 내부 만류에도 계엄령 관련 문건을 송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형주 기자


김 대변인은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이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이 문건의 위법성과 실행 계획 여부, 배포 단위 등에 대해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세부 자료에는)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는 판단 요소와 검토 결과가 포함돼 있다"고 했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추가 문건 공개에 대해선 "검토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청와대가 특별수사단에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고 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이 첨부 문건을 기무사로부터 보고받은 지 4개월여 만에 늑장 제출한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선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세부 자료는 19일 국방부를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제출됐다"고 했다. 송 장관이 기무사로부터 계엄 문건과 대비 계획 세부 자료를 함께 제출받은 것은 지난 3월 16일이었다. 그런데 송 장관은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6월 28일에 계엄 문건을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대비 계획 세부 자료는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계엄 관련 문건을 제출하라는 지시가 나온 이후인 7월 19일에야 청와대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방부는 세부 자료를 청와대에 전달하기 하루 전인 18일 특별수사단에 이를 먼저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발적인 제출이 아니라 사실상 '압수'인 '임의제출' 형식이었다는 것이다. 특별수사단은 16일 기무사로부터 계엄 문건과 세부 자료가 들어 있는 USB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송 장관이 계엄 문건 늑장 보고에 이어 7월 10일 문 대통령이 특별 수사를 지시했는데도 세부 자료를 뒤늦게 별도 제출한 이유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왔다. 계엄 문건 수사와 별도로 "송 장관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6·13 지방선거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했다"며 "그 상황이 되면 다시 그렇게 결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번 문제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 장관이 다른 이유에서 보고를 안 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번 개각 때 송 장관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 문 대통령이 송 장관 문제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