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르포] '숨 턱턱' 불볕 염전에서는.."살랑이는 바람도 감사"

남성진 기자 2018. 7. 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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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한 발짝 떼기 힘들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힌다.

35도 안팎의 폭염에도 그늘 한점 찾아보기 힘든 염전에서는 연일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뜨거운 날씨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고무장화를 신고, 운동장만 한 크기의 염전에서 3명의 염부가 소금을 밀고 있었다.

키만 한 막대기로 염전을 미는 모습은 마치 폭염에 지친 자신을 막대기에 의존해 기대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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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9일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염전에서 한 염부가 소금 거르기 작업을 하고 있다. 2018.7.19/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영광=뉴스1) 남성진 기자 = 무더위에 한 발짝 떼기 힘들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힌다.

35도 안팎의 폭염에도 그늘 한점 찾아보기 힘든 염전에서는 연일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염전.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뜨거운 날씨에 무릎까지 올라오는 고무장화를 신고, 운동장만 한 크기의 염전에서 3명의 염부가 소금을 밀고 있었다.

염부들의 팔과 목은 빨갛게 달아 올라 보는 사람에게도 뙤약볕의 고통을 전해줬다.

키만 한 막대기로 염전을 미는 모습은 마치 폭염에 지친 자신을 막대기에 의존해 기대는 것처럼 보인다.

비라도 맞은 듯 온몸이 흠뻑 젖은 한 염부는 불볕 아래서 지속되는 작업에 어지러운지 잠시 앉아 쉬기도 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9일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염전에서 관계자가 소금 거르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흑산도·홍도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2018.7.19/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염부들은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가볍게 살랑이는 바람에도 감사해 했다.

여름철 생명수나 다름없는 얼음물은 금세 녹아 미지근하다 못해 뜨거워졌지만 염부들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벌컥벌컥 들이켰다.

15년째 부인과 염전일을 하고 있는 김모씨(55)는 "기온이 높으면 일이 힘들다는 생각보다 소금이 잘 안나오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염이 지속되면 소금이 곱게 나오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마음마저 무거워진다"고 했다. 더위보다는 소금을 걱정했다.

김씨의 부인(55)은 "날씨가 요즘처럼 뜨겁지 않으면 2시부터는 오후 작업을 시작하지만, 지속되는 날씨에 오후 3시가 넘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런 날씨엔 집에 가면 볕에 그을린 팔 위로 증발한 소금기가 한가득 묻어 있어 쓰라리고 아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흑산도·홍도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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