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유족들 "정부, 빨리 장례 치르자는 말만.. 세월호때와 이리도 다를 수 있나"

안준용 기자 2018. 7. 2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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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가이드라인 준 것.. 軍, 현장사진 올리지말라 경고
유족에게 장례식장 식단 제공, 부모의 목에 그게 넘어가겠나"

마린온 추락 사고로 숨진 다섯 장병의 유가족들은 19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가 사흘째 '어서 장례를 치르자'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어떻게 세월호 때와 이리도 다를 수 있느냐"고 했다.

유족 60여 명은 이날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본부에서 군 당국과 영결식 등에 관한 협의를 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유족들의 중립적 사고 조사위 구성, 사고 현장 언론 공개 등 요구에 군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박재우(20) 상병 유족 이윤수씨는 "사고 동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명백한 기체 결함인데, 청와대는 '수리온 성능은 최고'라는 말만 했다"며 "국민 안전보다 수리온 수출이 중요한 것이냐"고 했다. 유족들 사이에선 "청와대가 사고 조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 "대통령 애도 메시지가 사흘만에야 나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유족은 "군이 유족들에게 사고 현장 사진을 인터넷 등에 올릴 경우, 법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유족은 "우리도 장례를 치르고 싶지만 그러면 정부가 이 사건을 묻을까 봐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때보다 희생자가 적다고 이 사건이 묻혀선 안 된다"며 "군에 있는 내 가족도 언제든 당할 수 있는 사고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이윤수씨는 "군이 유족 식사로 장례식장 식단을 내놓고 있는데 영결식을 바로 치르려고 장례 업체를 준비한 것 같다"며 "자식 잃은 부모의 목에 그게 넘어가겠느냐"고 했다. 이씨는 "(박 상병이) 한 달 전 면회 간 아버지를 마린온에 태우고 사진까지 찍었다"며 "그 헬기에서 까맣게 타들어 간 아이 시신을 확인하고 온 가족이 오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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