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피습으로 사망한 '의병장 후손' 데니스 텐은 누구?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의병장 후손’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19일 괴한의 피습을 받고 세상을 떠난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23)은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로 잘 알려진 선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데니스 텐의 할머니다. ‘고려인’인 데니스 텐은 항상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선수 이력엔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했고, 한국 역사책을 읽으며 공부하기도 했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스타 반열에 오른 뒤에도 한국을 잊지 않았다.
그는 2014년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와 올해까지 4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데니스 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오른발 인대를 다치는 불운에 시달렸지만, 통증을 참고 출전을 강행하기도 했다.
부상 탓에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그는 경기 후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의 영웅이기도 했다.
데니스 텐은 이날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괴한에 피습당해 세상을 떠났다.
데니스 텐은 이날 오후 3시께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약 23분 만에 구급차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약 3ℓ의 출혈이 있었다.
예르잔 쿠트고진 중앙병원 부원장은 텐의 사망 경위에 대해 “우측 상부 세 번째 갈비뼈 부근의 자상이 깊어 온갖 응급조치에도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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