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데니스 텐은..한국을 사랑한 '의병장 후손'

이가영 입력 2018. 7. 19. 22:06 수정 2018. 7. 2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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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 '고려인, 데니스 텐의 올림픽']
“나는 언제나 한국인이었고 앞으로도 한국인으로 살아갈 겁니다.”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고려인 데니스 텐(25)이 한낮에 흉기에 피습당해 사망했다.

현지 매체는 19일(현지시각) 데니스 텐이 이날 오후 3시쯤 알미티 시에서 두 명의 괴한에 의해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구르탄벡 무하메디울리 문화체육부 장관은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데니스 텐이 괴한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렸다고 밝혔다. 텐은 병원으로 옮겨져 3시간여 죽음과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었다.

데니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프리 동메달을 따 카자흐스탄 최초로 피겨스케이팅 분야에서 메달을 안겼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국민 영웅으로 통했다.

[사진 KBS1 '고려인, 데니스 텐의 올림픽']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일제에 의한 고종황제의 강제퇴위와 군대 해산에 항거해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의병대장으로 활약하던 민긍호는 일본군에 의해 죽음을 맞았고, 일본 스파이들의 감시를 받은 그의 가족들은 연해주로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들의 해외 도피를 도운 것이 안중근 의사였다. 이후 민긍호의 가족은 소련의 스탈린에 의해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했다.

데니스 텐은 지난해 2월 KBS에서 방송된 평창동계올림픽 특집다큐멘터리 ‘고려인, 데니스 텐의 올림픽’에서 한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저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서 자랐어요. 그리고 제가 딴 모든 메달과 제가 이룬 성취는 모두 카자흐스탄을 위해 거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이란 나라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을 거예요. 나는 언제나 한국인이었고 앞으로도 한국인으로 살아갈 겁니다. 아마도 이것은 운명이겠지요. 자랑스러운 저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사진 데니스 텐 인스타그램]
데니스 텐은 김연아와 각별한 인연도 맺었다. 데니스 텐은 김연아의 현역 마지막 무대였던 아이스쇼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데니스 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왕과 함께”라는 글과 함께 두 사람이 함께 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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