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국당 비대위는 철새 지도부'..비판여론 고조

남상훈 입력 2018. 7.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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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철새 지도부‘를 꾸려 당 혁신을 주문한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당 철새의 대표적인 인물은 19일 사무총장으로 인명된 김용태 의원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 선도복당을 주장하며 지난해 11월 바른정당 탈당을 공식선언한 뒤 한국당에 복당했다. 당시 김 의원에게 ‘기회주의 정치인’, ‘철새 정치인’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첫 당직자로 인선된 김용태 사무총장(왼쪽부터), 김선동 여의도연구소장, 홍철로 비서실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16년말 진정한 보수정당을 받들겠다며 선도 탈당했다. 그는 당시 기자회견문에서 “국민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범이라고 말한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이라며 “그런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안을 국회에서 가결해야만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진정한 보수 중심을 세워 먼저 헌정 질서 복원 로드맵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과 그 일파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의법조치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당 이후 각종 인터뷰를 통해 비박계의 추가탈당을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박계를 향해 “새누리당 해체 논의로 가야 한다. 해체는 간단하다. 박근혜의 사당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부역한 이들과 결별하는 것”이라며 “그들을 출당시키지 못한다면 당을 깨고 나와야 한다. 몰아내도, 분당해도, 새누리당은 해체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출당 대상자에 대해 “항간에 ‘9적’, ‘20적’ 얘기가 있더라.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앞으로 국민들께서 한 사람 한 사람 다 찾아낼 것”이라며 ‘박근핵닷컴처럼, 진박감별닷컴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부역자 축출에 성공하면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건가라는 질문에 “친박과 완전히 결별하고 새로운 당을 만든다면 그 논의에 동참하고 그들과 하나가 될 것”라면서도 “하지만 새누리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의 중심을 세우는 데 실패한다면 나는 정치 무대에서 퇴장할 거다. 야당에 입당하는 일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 사무총장 김용태 의원, 홍철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그는 1년 전에 친박과의 완전한 결별을 복당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그런 조건이 전혀 형성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한국당에 투항했다. 한국당은 국정농단으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만을 제명했을 뿐이다. 탈당을 권고받은 친박핵심인 최경환·서청원 의원이 오히려 강하게 반발하며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윤상현·홍문종 의원 등 다른 친박 핵심도 여전히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복당 조건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음에도 스스로 이를 저버리고 한국당행을 선택한 것이다. 보수통합이란 명분을 내걸었지만 전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날 임명된 홍철호 비대위원장 비서실장도 마찬가지다. 홍 의원은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의 최측근이었으나 김용태 의원과 함께 지난해에 복당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참여정부에서 정책실장을 맡으며 ‘노무현 정부의 정책 좌장’으로 불렸던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 총리로 지명됐다가 한국당 비대위원장까지 맡았다.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국민대 행정대학원장을 재임 시절 대선 전 노무현 대통령이 운영했던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이사장을 맡으며 정계에 인연을 맺었다. 이후 캠프 정책자문단장, 인수위 정무분과위원회 간사를 거쳐 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앞장서 이끌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된 직후인 2004년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됐다. 이어 2006년 8월까지 정책실장을 역임한 뒤에는 교육부총리로 임명됐으나, 현재의 자유한국당인 한나라당이 논문 표절 문제를 제기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사퇴를 압박하자 13일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임 후 첫 인선으로 사무총장에 김용태 의원(왼쪽)을, 비서실장에 홍철호 의원을 임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보수정당이 집권하자 그는 국민대 교수로 재직하며 사단법인 공공경영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사회디자인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재야에서 머물렀던 그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부터 정치권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롭게 거국중립내각을 이끌 책임총리 후보로 등장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헌’ 이야기를 꺼낸데다, 대통령의 2선 후퇴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11월3일 그는 박근혜 정부의 4번째 총리이자 신임 총리로 지명됐지만,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며 없던 일이 됐다.

20대 총선을 전후해 새누리당 의원 대상 특강을 하는 등 정계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 1월에도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첫번째 외부 연사로 나서 “새로운 보수 가치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등 두드러진 ‘중도 보수 행보’를 보여왔다. 6·13 지방선거 때는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도 하마평에 올랐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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