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고장대란 '산 넘어 산'..비행기 부족에 '허덕'(종합)

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입력 2018. 7. 19. 10:30 수정 2018. 7.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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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77 항공기 1대 추가 고장.. 지연대란 장기화 가능성
"부품 돌려막기로 버티는 건 한계".. 항공기 확보 시급
아시아나 비행기 84대로 76개 노선 운항.. 항공기 수 태부족
아시아나 항공 격납고 (사진=아시아나 제공)
기내식에 이어 항공기 고장으로 인한 '지연대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대책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어 승객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18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LA노선 OZ202편 6시간6분 지연되는 등 이날 하루동안 미주와 동남아노선에서 4편의 항공기가 지연됐고 17일에는 인천~뉴욕노선 OZ222편이 10시간 지연된 것을 비롯, 6편의 항공기가 최장 12시간이나 지연됐다.

18일에도 항공기 지연사태는 계속됐다. 인천~LA 3시간10분, 인천~프랑크푸르트 항공편이 4시간33분 지연되는 등 11편이 지연됐다. 지연된 항공편은 OZ701 인천/마닐라, OZ301 인천/대련, OZ711 인천/타이페이, OZ541 인천/프랑크푸르트, OZ561 인천/로마, OZ713 인천/타이페이, OZ521 인천/런던, OZ202 인천/LA, OZ573 인천/타슈켄트, OZ272 인천/시애틀, OZ745 인천/홍콩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 오픈카톡방에 따르면, 18일 로마행 OZ561편 4시간30분지연, 마닐라행 OZ701편 4시간지연, 런던행 OZ521편 2시간30분지연 등 지연이 속출했다.

미국 LA에 체류중인 아시아나 승무원은 18일 "어제 2시20분에 미국 LA로 출발해야할 항공기가 다음날 새벽 1시에 출발했다"면서 "뉴욕에서 오는 항공편을 받아서 나가는 건데 이게 늦어지는 바람에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초(15일)부터 시작된 항공기 지연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아나항공에서는 'A380 등 일부 항공기가 고장으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수리가 늦어지고 한편으로는 일부 항공편이 사라지는 일까지 발생하는 등 고장의 여파가 연쇄적으로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18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A350과 A380이 각 1대씩 고장나 지연사태의 원인이 됐지만 A380(프랑크푸르트~인천)은 18일 수리가 끝나고 내일 정상화되고 베트남에서 고장난 A350은 월요일 수리가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17일 인천에서 로마로 가려던 보잉777 항공기가 또 고장났기 때문에 고장으로 인한 지연은 이번주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 직원들은 고장난 비행기를 고치거나 다른 비행기의 부품을 떼내서 비행기를 고치면 곧 정상화되겠지만, 고장으로 인한 지연대란은 언제든 재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아시아나 승무원 제공)
이 회사의 한 승무원은 "비행기는 운행하다 보면 고장 나기 마련인데 이럴 경우 여분의 항공기(여력기)가 있으면 항공기 운항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지만 여력기가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정비가 들어가고 나면 스케쥴이 엉망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현재 총 84대의 항공기가 76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어 운항중인 비행기가 1, 2대만 고장이 나도 연쇄적인 파급영향이 전 노선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취약한 구조다.

그러나, 경쟁사인 대한항공은 159대의 항공기가 136개 노선을 운항중이어서 고장난 비행기 몇대가 정비를 위해 휴항에 들어가더라도 여유 비행기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다. 외국 항공사들은 운항노선에 비해 항공기 숫자가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곳도 있어 항공기 고장이 그다지 문제될 게 없다.

지난해말 퇴직한 아시아나 정비사 김 모씨는 18일 "아무리 회사(아시아나)에서 이런 저런얘기를 해도 지연사태의 원인은 여력기(여유 항공기) 부족이고 부품부족이다"며 "여력기가 없어서 부품을 돌려막고 부품이 부족하다 보니 정비사를 이쪽저쪽으로 보내 작업을 시키는 인력돌려막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항공기 지연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행을 마친 승무원들이 뉴욕에서 호텔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정비인력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부는 비행기 1대당 최소정비사를 10여명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고 아시아나는 1대당 17명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지만 웃기는 얘기다"며 "사람 숫자 많아도 비행기의 시스템을 모르면 꽝이다"고 지적했다.

최근 고참 직원들이 잇따라 빠져 나가고 있고 지난 연말 기준으로 3년미만의 미숙련 정비사 숫자가 그룹당 거의 30~40%를 차지했으며 그나마도 인턴들이 포함된 숫자라는 것이다.

전직 정비사 김씨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2016년부터 3년자리 인턴을 사용중인데 기술훈련생을 뽑아서 1년 이론교육, 1년 현장실습시켜 3년차에 채용해야 하지만 정비사에 지급되는 급여를 아끼기 위해 3년차에도 현장실습을 시키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의 고장으로 인한 지연대란은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에는 부품을 확보해놓지 않거나 여력기를 확보 않은채로 지금처럼 가동률 100%상황이 이어지면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회사 사정이 나빠도 안전을 포기할 수는 없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안전운항을 최우선으로 하고 철저히 정비해 항공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다. 이 말은 소비자의 불편은 어쩔수 없다는 말과도 같다.

또한 부채에 허덕이는 아시아나로서는 당장 항공기 구입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할 처지도 못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서비스 수준은 갈수록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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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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