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본보기 징계 시도"..판사들 입에 재갈 물린 양승태 사법부

이지윤 2018. 7. 1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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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칠링 이펙트'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위축 효과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요.

양승태 사법부가 이 칠링 이펙트를 활용해 판사들을 제어하려 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중입니다.

긴급조치 관련 대법원 판례를 거스른 법관에게 징계를 시도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이지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해 법관들이 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법원행정처가 대응 방안을 내놓습니다.

누군가를 압박하면 다른 사람들도 위축된다는 '칠링이펙트'를 적극 활용하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법원이 오히려 앞장서서 판사들의 입을 막으려 한 겁니다.

KBS 취재 결과 공개되지 않은 문건 곳곳에 '칠링 이펙트'를 활용해야 한다는 문구가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특히 특정 판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법관들을 위축시키려고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기영 판사가 그 대상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김 판사는 대법원 판례를 거스르고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러자 법원행정처는 곧바로 이를 우려하면서 신속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건 작성 23일 만에 대법원 예규까지 고쳐가며 이른바 신속처리절차를 밟아 3개월만에 이 판결을 뒤집습니다.

당시 변호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2심이 진행됐다고 말합니다.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사건 변호인 : "항소 제기 날짜로부터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기일 지정 신청을 하게 되고요. 다른 사건에 비해 굉장히 빠른 시간에 기일이 잡히고..."]

법원행정처는 이후 김 판사에 대한 징계도 검토했습니다.

김 판사 관련 문건엔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 가장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는 평가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이지윤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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