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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서는 지역명물 빵집, 매출 200억 中企로 컸다

이덕주 기자
입력 : 
2018-07-18 17:11:47
수정 : 
2018-07-18 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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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이성당·대전 성심당 등 3년새 매출 10~46% 성장
백화점 입점으로 수도권 진출…온라인으로 영업권 전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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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러브콜과 전자상거래 발달로 군산·대구·대전·부산 등 지역 명물 빵집들이 최근 3년간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지역 명물 빵집인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 부산 옵스베이커리 등이 매출 200억원을 넘었다. 세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모두 10%를 넘는다. 공시하지는 않았지만 삼송빵집의 지난해 매출도 2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이성당은 3개 회사 중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144억원이었던 매출이 2017년에는 210억원으로 46% 성장했다. 이성당은 단팥빵과 야채빵이 대표 제품이다. 대전 성심당(로쏘)은 매출 385억원에서 423억원으로 10% 성장했다. 튀김소보로와 명란바게트가 가장 인기다. 부산 옵스베이커리는 매출 172억원에서 225억원으로 30% 늘어났다. 슈크림빵과 '학원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카스텔라가 유명하다.

지역 빵집들이 빠르게 성장한 것은 지역에서 판매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 진출 영향이 크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이 백화점을 직접 찾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 지역 명물 빵집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이성당은 2014년 5월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에 분점을 냈다. 옵스베이커리는 2012년 롯데평촌점에 매장을 냈고, 2015년에는 소공점과 인천점에 매장을 냈다. 삼송빵집은 가맹사업을 통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수도권 매장만 24곳에 달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명물 빵집을 백화점에 유치하면서 손님들도 더 몰리고 빵집도 성장하는 윈윈 효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발달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이 가능해진 것도 지역 빵집을 '전국구 맛집'으로 만들었다. 대전 성심당은 서울에 직접 매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2014년부터 자체 몰을 통해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KTX 특송을 통해 당일 서울역에서 제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옵스베이커리도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전국에 배송하고 있다.

지역 빵집들은 서울뿐 아니라 기반이 되는 지역에서 계속 매장을 늘리고 있다. 옵스베이커리는 부산 지역에 총 9개, 성심당은 대전에 본점 외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김현주 이성당 대표는 "서울에 매장을 냈지만 군산에 찾아오는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서울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에서도 서울 3대 빵집으로 불리는 '나폴레옹'과 '김영모과자점'이 유통업계를 통해 매장을 늘리고 있다. 제과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성북동 '나폴레옹'은 3남매가 회사를 나눠서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이 중 나폴레옹과자점은 롯데백화점 노원점·분당점 등에 입점해 있고 나폴레옹제과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판교점 등에 입점해 있다. 제빵 명장인 김영모 씨가 1982년 창업한 김영모과자점도 2014년 잠실에비뉴엘에 매장을 냈다.

이 같은 지역 빵집들의 성장은 베이커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한국 베이커리 산업은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두 대형 프랜차이즈 회사가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그 외 기업들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명물 베이커리들이 성장하면서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도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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