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검은 피부 표백하는 나이지리아

심진용 기자 2018. 7. 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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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각국에 나갔던 니베아의 피부 표백제 광고는 인종차별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하얀피부를 선망하는 사회문화가 더 큰 문제라는 목소리도 컸다.

나이지리아 여성 77%가 피부표백제를 사용한다. 세계 최고 비율이다. 수은, 트리콜로산 등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독한 피부표백제는 피부암, 신장암 등을 유발한다. 나이지리아 의사들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뱅가드 보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국립피부과전문의협회(NAD)는 최근 열린 과학자회의 연례총회에서 “불법 피부표백제 판매와 사용을 조속히 규제하라”고 촉구했다. 뱅가드는 “지난 수 년간 전문가들은 피부표백이 국민건강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는 화장품 브랜드 니베아의 인종차별적인 피부표백제 광고로 논란이 일었다. 미스 나이지리아 출신 흑인 모델이 니베아 크림을 바르자 피부가 백인처럼 하얗게 변하는 광고였다. 세계 각국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내려라(PullItDown)’ 해시태그를 쓰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진짜 문제는 하얀 피부를 선망하는 사회문화와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나이지리아 출신 언론인 예미시 아데고케는 가디언 기고에서 “니베아 광고는 끔찍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서 백인은 흑인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흑인 중에서도 피부색이 옅을수록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적었다. 아프리카 종합언론포털 올아프리카닷컴의 멜로디 키론다는 칼럼에서 “어릴 때부터 ‘흑인치고는 귀엽다’ ‘검은 피부는 못나 보인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면서 “오늘날에도 하얀 피부만 아름답게 여겨지는 건 비극”이라고 적었다. 올아프리카닷컴은 피부과 의사들의 규제 촉구 소식을 전하면서 “검은색이 아름답다고 우리가 믿을 때까지 피부표백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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