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의 간곡한 메시지로.. 시청자 울린 '미스 함무라비'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 <미스 함무라비>의 한 장면 |
ⓒ JTBC |
▲ <미스 함무라비>의 한 장면 |
ⓒ JTBC |
구체적일 수 있다는 건 제대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정확히 모르는 이야기를 전달할 때 뭉뚱그리기 마련이다. 구체적이라는 건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느껴졌던 힘은 디테일에서 나온 것이었다. <미스 함무라비>가 '법원'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판사'라는 외계인(外界人)에 대해 구체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도 역시 간단하다. 극본을 쓴 문유석 덕분이다.
▲ <미스 함무라비>의 한 장면 |
ⓒ JTBC |
<미스 함무라비>가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섣부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예단하지 않았다. 선과 악을 미리 정해두고 판단하지 않았고, 경청하고 또 경청했다. 현상에 집중하기보다 '왜 그랬을까?'라는 이유를 찾기 위해 애썼다. 사건 속의 사람을 들여다 보려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간단하고 쉬워 보였던 케이스가 한없이 어렵고 막막해졌다. <미스 함무라비>는 그럴 때마다 차분히 좀더 나은 답을 찾으려 끊임없이 궁리했다.
▲ <미스 함무라비>의 한 장면 |
ⓒ JTBC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를 위해 법관을 사찰했고, 은밀히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 당시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하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사찰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이렇게 되자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민의 64%가 사법부의 판결을 불신한다고 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종영한 <미스 함무라비>를 보내야 하는 심정은 참으로 복잡다단하다. 그럼에도 희망과 기대감이 조금 더 크다 '세상에 저런 판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바람이야말로 온 국민의 공통된 희망사항 아닐까. 부디 현직 부장판사가 전하고자 했던 <미스 함무라비>의 간절하고 간곡한 메시지가 법원을 끊임없이 두드릴 수 있길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원파 유병언은 죽었다' 재확인한 '그알'.. 남는 의문들
- 울먹인 해고자 다독인 박미선·이정미, 이 모습 또 보고 싶다
- 화려한 헬기 액션과 함께 '미션6'에서 주목해야할 장면
- 영화제 상 휩쓴 북한영화 '우리집 이야기', 이게 실화라고?
- 황의조 발탁은 '인맥축구'? 그 발상이 위험한 까닭
- 기자·평론가 100명 몰려왔는데.. 이 영화는 왜 실패했을까
- 조선민중을 뭘로 보고.. '미스터 션샤인'의 방법은 틀렸다
- 월드컵 결승전 난입한 여성들, 손가락질 할 수 없는 이유
- '동네한바퀴' 배우 김영철,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될까
- 김은숙 작가가 이병헌·유연석 앞세워 던진 무거운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