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슬픈 장례식은 싫어요" 美 전역 감동시킨 5세 소년의 '마지막 편지'

백상진 기자 2018. 7. 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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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장례식은 싫어요. 축제처럼 만들어주세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에밀리 매티어스와 라이언 매티어스 집에서 열린 다섯 살 소년의 '장례식'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됐다.

개럿의 엄마 에밀리는 "장례식이 꼭 슬퍼야 할 이유는 없다"며 "소중한 아이를 잃은 슬픔에 절망했지만 아이의 삶 그 자체를 축복했기에 다른 어떤 일보다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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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장례식은 싫어요. 축제처럼 만들어주세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에밀리 매티어스와 라이언 매티어스 집에서 열린 다섯 살 소년의 ‘장례식’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됐다. 배트맨과 원더우먼, 토르, 스노우 콘…. 소년이 평소 좋아했던 슈퍼 히어로와 유명 영화 캐릭터 복장을 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소년이 갖고 놀던 방패로 장식된 모형 배가 주변 이웃의 연못에 띄워지는 순간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그야말로 축제같은 분위기였지만 정작 주인공 소년 개럿 매티어스(5)는 그 자리에 없었다. 이미 지난 6일 희귀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던 탓이다. 하지만 개럿은 슬픔과 통곡만이 남은 장례식이 아니라 그의 삶이 축복이었다는 메시지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며 세상을 떠났다.

개럿의 부모가 아이의 발병 사실을 안 건 지난해 여름 무렵이었다. 엄마 에밀리는 유치원을 갔다온 아이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 걸 본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온갖 병원을 전전한 끝에 나온 결론은 ‘벨 마비’라 불리는 특발성 안면 신경마비였다. 관자놀이와 귀 안쪽에 악성종양이 발견돼 마침내 죽음에 이르게 되는 희귀암이었다.

의사로부터 아이의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알게 된 부모들은 가족 장례식장 웹사이트에 올릴 아이의 사망 기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의 모습에 대해 좀 더 많이 알려줄 방법은 없을까’. 그때부터 ‘특별한 부고’를 만들기로 결정한 부모는 아이의 마지막 몇 주동안 개럿에게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등 수많은 질문을 했고, 개럿 본인의 입으로 표현한 답을 온전히 부고 기사에 담아냈다.

가족 장례식장 웹사이트에 게재된 개럿의 사망 기사에는 생일과 가족관계 등 프로필만 나열되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 목록에는 여동생과 놀기, 파란 토끼, 메탈 음악이 올라왔고, 싫어하는 것으로는 바지, 체리방귀 냄새가 나는 원숭이 코가 적혔다. ‘더럽고 멍청한 암’도 싫어하는 것 리스트에 올랐다.

개럿은 또 자신이 죽으면 화장을 해 나무에 뿌려 달라고도 했다. 다음 생에서 고릴라가 된 자신이 그 나무에서 살고 싶다는 거였다. 개럿은 “고릴라가 돼서 아빠에게 똥을 던질거야”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개럿의 부고 기사 마지막은 “나중에 봐요”라는 인사였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개럿의 엄마 에밀리는 “장례식이 꼭 슬퍼야 할 이유는 없다”며 “소중한 아이를 잃은 슬픔에 절망했지만 아이의 삶 그 자체를 축복했기에 다른 어떤 일보다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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