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세탁기 관세 반기던 월풀.. 결과는?

김영선 기자 입력 2018. 7. 17. 11:17 수정 2018. 7. 1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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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반(反)덤핑 과세를 부과한 지난 1월 마크 비처 월풀 CEO(최고경영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상대로 승리를 자축했다.

월풀 등 미국 제조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외국 기업은 20%나 되는 관세 때문에 세탁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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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뛰며 월풀도 가격↑, 외국세탁기 대비 가격경쟁력 없어
"일자리 창출" 언급했지만 3교대 근무 추가 안해.. 주가도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동석한 가운데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하는 조치인 무역법 201조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반(反)덤핑 과세를 부과한 지난 1월 마크 비처 월풀 CEO(최고경영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상대로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월풀에 호재"라고 반겼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월풀은 정말 승리했을까.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월풀 주가가 15%나 떨어졌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월풀 세탁기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악재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월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도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올 1분기 월풀 순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400만달러(약 721억8000만원) 줄었다. 비처 CEO의 발언도 달라졌다. 4월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비처는 "관세와 무역 활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꾸준히 지켜보고 합당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내 건조 기능을 갖춘 세탁기 가격은 6월까지 3개월간 20% 올랐다. 최근 12년 새 가장 빠른 상승세다. 월풀 등 미국 제조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외국 기업은 20%나 되는 관세 때문에 세탁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데이터 분석업체 싱크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장 싼 세탁기 모델은 관세 부과 전 각각 494달러, 629달러였으나 관세 부과 후 582달러, 703달러로 올랐다. 월풀 세탁기 중 가격대가 가장 낮은 제품군의 평균 가격은 1월 329달러에서 6월 429달러로 조정됐다. '보호주의'를 외치며 수입 세탁기 관세를 환영하던 비처 CEO는 같은 기조에서 발효된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비난하며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토로했다.

1월 23일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 전시된 세탁기. 2018.1.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탁기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미국 내 세탁기 출하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8% 감소했다. {삼성전자 대변인은 "우린 관세가 미국의 모든 세탁기 구매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라고 수차례 말했다"면서 "관세 부과가 발효된 이후 미국 소비자들은 모든 제품의 세탁기를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의 가전제품 담당자 딜런 밀러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할 관세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것보다 더 큰 가격 상승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부품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이다. 밀러는 "산업은 이미 세계화가 돼 있는 상태"라며 "공장 운영자들은 어디에서 반도체와 전기회로기판을 구할지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과 LG가 미국의 관세를 피해 생산 기지를 옮긴 점도 월풀의 기대에 어긋나는 부분이다. WSJ은 "월풀이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사이에 한국 기업들은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등지로 생산 설비를 옮겼다"며 "관세 위협이 계속되자 최근엔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미 중장비업체 '캐터필러'가 사용하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시설을 증·개축해 이미 지난 1월부터 세탁기 생산을 시작했고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위치한 LG 공장은 올 4분기부터 가동된다.

월풀도 미 정부의 반덤핑 과세를 발판 삼아 오하이오주 클라이드 공장에서 3교대 근무를 추가하고 13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했지만 7월 현재 공장에서 3교대 근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WSJ는 "월풀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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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기자 ys85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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