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북반구, 얼어있던 고대 바이러스 녹으면 대재앙
조용하던 사무실이 갑자기 휴대전화 경보음으로 가득찼다. 폭염경보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과 강원 일부(횡성ㆍ춘천 등 4개 지역)ㆍ경기 일부(성남ㆍ가평 등 19개 지역)지역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전국의 절반 이상이 폭염주의보에서 폭염 경보로 강화되며 때 이른 폭염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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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51.3도 최고기록 경신
이 같은 더위는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북반구 전체가 더위에 갇혔다. 일본은 기록적인 폭우에 이어 기록적 폭염을 맞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기후(岐阜) 현 다지미(多治見) 시가 38.7도, 교토(京都)가 38.5도를 기록하는 등 사람 체온을 훌쩍 넘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열돔에 갇힌 북반구...근본 원인은 지구 온난화
북반구를 달구고 있는 이 같은 폭염의 1차적 원인으로는 '열돔 현상'이 꼽혔다. 열돔 현상은 고기압에서 내려오는 뜨거운 공기가 마치 반구형 지붕에 갇힌 듯 지면을 둘러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기상학자 닉 험프리는 "북반구에서 관측된 것 중에 믿기 어려운 정도의 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반도 상공에도 이 같은 열돔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통 한반도의 여름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기세가 서쪽에서 힘을 보탠 '티베트 고기압' 때문에 더욱 거세진 탓이다. 티베트 고원은 평균 해발고도가 4500 m에 달해 일반적인 육지보다 더욱 빨리 가열되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 거대한 세력을 형성했다"며 "티베트 고원이 달궈진 이유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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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2017년 역사상 2번째 더워"...생물 다양성 위기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지난달은 미국 기상관측 사상 3번째로 더운 6월이었다. 또 올해 1월에서 6월까지의 평균온도도 사상 14번째로 높아, 이로 인한 토네이도ㆍ기상악화에 의한 재산 피해가 60억달러(약 6조7700억원)에 달했다.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생물 다양성의 감소다. 글로벌 자연보호단체 세계자연기금(WWF)는 3월, 지구온난화로 인해 아마존ㆍ마다가스카르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들에서 최고 50%의 생물 멸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 비해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할 때 이들 지역의 생물 25%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도 내놓았다. 연구팀이 히말라야 남부, 보르네오 등 지역에 서식하는 8만 종의 동식물을 조사한 결과다.
또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 빙하나 영구동토층에 갇혀 있던 고대 바이러스가 깨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2016년 여름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탄저병은, 이례적인 이상고온으로 인해 영구동토층에 잠재돼 있던 탄저균이 깨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병이 '야말로네네츠'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순록 2300여 마리가 떼 죽음을 당한 바 있다. 2004년 이후 빙하 속에서 고대 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는 4차례가 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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