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는 이란 수도에서 어떻게 500kg 자료를 빼돌렸나

입력 2018. 7. 16. 17:56 수정 2018. 7. 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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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는 이례적 기자회견이 열렸다.

1월31일 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창고에서 500㎏에 달하는 자료를 훔치는 대담한 작전을 한 것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었다.

이스라엘은 요원들의 이란 입국과 탈출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으나, 자동차로 이동한 뒤 바다를 통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문건과 주장을 전부 사기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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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1일, 이란 테헤란 상업지구 한 창고에 보관됐던 문건
내부 스파이 통해 주요 금고 확인하고 금고 32개 털어
6시간29분만에 문건 5만여쪽·163개 시디 챙겨 달아나

[한겨레]

지난 4월30일 이스라엘 텔아이브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CNN 누리집 갈무리

지난 4월30일, 이스라엘 국방부에서는 이례적 기자회견이 열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며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이란 핵 기록 보관소에서 입수한 문서 5만여쪽과 183개의 시디(CD)를 증거로 제시했다. 스크린에는 “이란이 거짓말을 했다”는 문구와 함께 시각화된 자료가 연달아 올라왔고, 문서와 시디도 함께 전시됐다.

여러 전문가들이 “새 내용이 없고, 이란이 핵협정을 위반했다는 주요 증거도 없다”고 밝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8일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앞서 이란은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핵개발 중단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푸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주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 3개 언론을 초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명분이 된 방대한 자료를 빼낸 경위를 설명했다.

1월31일 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창고에서 500㎏에 달하는 자료를 훔치는 대담한 작전을 한 것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었다. 이들은 창고의 경보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내부 스파이를 통해 확인한 금고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란은 밤 시간에는 이 창고를 평범한 건물처럼 보이게 하려고 경비원을 세우지 않았다고 한다. 오전 7시에 출근하는 경비원들과 마주치지 않으려면 적어도 오전 5시까지는 작전이 끝나야 했다.

이스라엘이 절취한 이란 문서. 비밀 핵 프로그램 계획이 담겨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누리집 갈무리

창고에 침입한 요원은 20명가량이었다. 입구 2곳을 통과하고 금고 32개를 털어 6시간29분 만에 작전을 끝냈다. 보통 모사드의 작전은 흔적 없이 자료를 사진으로 찍거나 복사하는 식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모사드의 예상대로 오전 7시에 도착한 경비원이 문과 금고가 열린 것을 발견했으며, 이란 당국은 수천명을 동원해 전국을 뒤졌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요원들의 이란 입국과 탈출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으나, 자동차로 이동한 뒤 바다를 통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5일 카지노를 터는 내용의 영화 <오션스 일레븐>처럼 대담한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입수한 자료에 핵무기 생산 계획이 담겼다고 설명한다. 파르친 핵시설 지하로 보이는 공간을 찍은 사진도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고성능 폭탄의 폭발 시험 장소로 추정한다. 모사드는 문서를 훔치기 2년 전부터 이란의 핵 기록 수집 과정을 주시하고 촬영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핵협정 체결 후 이란이 문건을 은폐했고, 지난해 테헤란 창고로 옮겼다”며 “훗날 다시 이용하려는 게 아니면 왜 감췄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문건과 주장을 전부 사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핵기술 전문가 로버트 켈리는 “이 문서는 그들이 핵폭탄 작업에 착수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문서 작성 시기는 이란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 ‘아마드 프로젝트’를 가동했던 2003년 이전이 다수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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