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해명 듣자마자..文 "기무사 관련 모든 자료 제출하라"
문 대통령이 '계엄령 검토 문건'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수사단이 공식 활동을 시작한 첫날 지시를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한 군 수사를 지시한 지 불과 6일 만에 관련 문건을 직접 들여다보겠다고 한 것은 군에 대한 불신과 논란을 증폭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4월 靑회의 계엄문건 왜 넘어갔나
이처럼 강경한 조치를 내놓은 것은 송 장관이 4월 30일 청와대 참모진과 이 문제를 포함해 기무사 개혁 방안을 논의할 때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는 불만도 배경이 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논의 석상에 있던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군의 계엄령 검토 내용을 듣고도 그냥 넘어갔다는 설명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회의에서 기무사 개혁 관련 내용이 논의됐지만,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질의나 토의는 없었다"며 "국방부 장관 입장에서는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설명했다'고 볼 수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로서는 국방부 장관이 생각하는 만큼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시 회의록을 확인해야 송 장관과 청와대 참모 중 어느 쪽에 잘못이 있는지 검증이 가능한 상황이다. 수사단이 임종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을 직간접적으로 수사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송 국방, 정무적 판단해 보고 안 했나
송 장관이 실제로 기무사의 계엄 문건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는지도 밝혀져야 할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송 장관이 지난 3월 계엄령 문건을 인지했으면서도 6월 말까지 청와대 측에 일절 보고를 하지 않은 점은 주무장관으로서 심각하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청와대와 국방부의 브리핑 내용을 살펴보면 계엄령 문건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과 송 장관의 인식 차가 상당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송 장관은 지난 3월 16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관련 문건을 처음 보고받은 뒤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 6·13 지방선거에 혼선을 막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청와대 측은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송 장관이 부실하게 설명하고 해당 문건을 제출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판단 착오를 넘어 '직무 유기'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에 서 있다. 이에 더해 문건에 대한 외부 법리 검토를 맡겼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해명도 국방부의 신뢰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기무사 문건을 6월 28일 청와대에 보고만 하고 전달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수 시간 만에 보고 후 문건도 전달했다고 또 말을 바꿨다.
◆ 대통령 지시, 특별수사단 영향은
대통령의 지시에 특별수사단의 활동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별수사단의 수사 대상이 될 문서가 모두 청와대에 제출되면 청와대는 문서의 내용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거칠 것이고 이를 위해 문서 작성에 관련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확인 작업이 이뤄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건 제출은 특별수사단 수사와 별개로, 수사는 독립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특별수사단의 자율성·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문건 검토 결과에 따라 청와대의 추가 조사가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고, 아울러 조사 결과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경우 군 특별수사단으로서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안두원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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