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를 어찌할까'..과학과 여론 사이 길 잃은 원안위
최준호 2018. 7. 16. 16:14
원안위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에 “전문가들과 함께 폐기물에 대한 유독성 검증과 함께 여러 가지 폐기방안을 두고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며 “여러 부처와 협업해야 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폐기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방법 중에는 ^스프링 등 모나자이트와 무관한 부분을 골라낸 뒤, 매트리스 시트를 조각 내 흙과 함께 섞어 땅에 묻거나 ^시트를 소각한 뒤 재로 남은 부분을 땅에 묻는 것 ^소각한 뒤 모나자이트 가루만 따로 골라내 별도의 장소에 보관하는 것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원안위 측은 밝혔다,
하지만 원안위의 더 큰 고민은 안정성(과학)과 수용성(여론)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적 기준과 관련 법규상으로 보면 현재 장소에서 분해 후 소각 또는 매립하는 것이 맞지만, ‘내 땅에서는 하지 마라’는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회수된 매트리스 2만4000개가 쌓여있는 천안 대진침대 본사 입구에는‘방사능이 핵폭탄과 무슨 차이냐’와 같은 감정적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들이 가득하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애초 원안위가 라돈의 위험성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는 바람에 라돈침대 사태는 이미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 버렸다”며 “라돈침대는 핵폐기물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려 스스로 발목을 잡긴 했지만, 이제 유일한 해법은 매트리스를 소각한 뒤 모나자이트 가루만을 모아서 경주 방폐장으로 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라돈침대의 모나자이트 가루는 소각 후 2t 미만 가량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200L 드럼통에 넣더라도 10개면 충분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장공간도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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