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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백승호, 이강인 놓고 끝까지 고민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를 책임지는 김학범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은 이채롭고, 인상적이었다. 그는 장장 10분 넘게 대표팀 선발 배경에 대한 설명으로 모두 발언을 이어갔다. 예상 질문들이 나오기도 전에 와일드카드를 비롯한 선수 선발을 둘러싼 이슈에 대응했다. 

명단 발표 전부터 최대 이슈였던 와일드카드 황의조의 발탁, 포지션별 몇몇 선수의 제외에 대한 이유를 소상히 밝혔다. 그는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평가와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팀의 전술적 방향과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위한 선수 선발이며 모든 책임은 감독인 자신이 지겠다고 못 박았다. 이민성, 김은중, 차상광 코치도 대동해 포지션별 질문엔 코치들이 답하게 했다.

백승호와 이강인의 제외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학범 감독은 질문 전에 본인이 자문자답을 했다. 그는 “두가지 어려운 결정이 있었다”라며 두 선수를 선발하지 못한 이유도 자세히 설명했다. 백승호는 지난 6월 대표팀 소집 당시 입은 부상 여파 때문이다. 이강인은 간접 비교가 아닌 직접 비교를 위해 6월에 소집을 요청했지만 발렌시아의 거부로 실패하며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그는 이어서 “두 선수 모두 좋은 기량을 지녔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중심 역할을 해 줄 것이다”라며 애정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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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학범 감독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모두 발언을 통해 대표팀 선발 배경을 설명해 주길 바란다.
김학범 감독: 선발된 선수의 소속팀 감독,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포지션 경쟁으로 여기 합류하지 못한 선수도 있다. 팀에서 경기를 뛰고 있지만 선발되지 못한 선수, 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데도 선발된 선수는 양해를 구하고 싶다. 능력이 없어서 선발을 못한 게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팀의 방향, 정체성 등 그리고 있는 그림에 필요한 선수를 택했다. 죄송하면서도 고맙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시안게임에 협조를 해줬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가 있다. 토트넘이 합류에 동의를 해 줘 고맙다. 대구가 어려운 상황인데 차출에 협조해 준 조광래 사장, 안드레 감독에 감사하다. 황의조의 감바 오사카도 마찬가지다. 23세 이하는 의무 차출이 아닌데도 도움을 줬다. 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시작하겠다. 

선수 선발 배경은 우리 팀의 방향과 포지션, 전술의 균형과 조화를 필두로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먼저 봤고, 체력적인 부분과 연계했다. 더운 환경에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7일 사이 7경기가 될 지, 8경기가 될 지 정해지지 않았다. 체력과 기술을 함께 봐야 했다. 더위 속에서 끝까지 버텨야 한다. 20명 중 골키퍼를 빼면 18명이다. 일정상 전 선수가 뛰는 로테이션이 안되면 어렵다. 최대한 선수를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최고의 성적을 낼 팀 구성을 했다. 95년생이 2명, 96년생이 6명, 97년생이 5명, 98년생 3명, 99년생이 1명이다. 연령이 아닌 기량만 놓고 평가했다. 조화를 이룰 때 어떤 효과가 날 지만 생각했다. 

손흥민의 선발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합류 시점이 미정이다.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해외파도 있다. 황희찬, 이승우는 모든 관계자가 동원돼 문제를 해결 중이다. 합류 시점을 더 지켜 봐야 한다. 강현무와 송범근 모두 좋은 선수지만 조현우를 뽑은 것은 골키퍼가 하나를 막으면 하나를 득점하는 것과 다름없다. 월드컵의 기량을 보면 조현우가 그걸 했다. 마음 아프지만 1명(강현무)을 제외해야 했다.

왜 황의조인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알다시피 나는 학연 지연 없다. 나는 그런 것과 무관한 환경에서 살아왔다. 성남에서 함께 했기 때문에 의리다? 어느 지도자가 성적을 목전에 두고 거기 집착하겠나? 우리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선수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개인을 위한 건 없다. 석현준과 비교 대상이 되지만 황의조의 현 컨디션 상태가 굉장히 좋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의 합류 일자가 불분명하다. 나상호 한명으로 예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와일드카드를 공격에 2장 써야 했다. 

우리는 도전자가 아닌 챔피언이다. 디펜딩 챔피언이다. 아시안게임은 지금까지 2회 연속 금메달이 없었다. 도전하는 챔피언이 되겠다. 첫 소집 때는 ‘맹호로 거듭나라’였고, 다음은 ‘동료를 위해 싸워라’였다. 마지막 캐치프레이즈는 도전하는 챔피언(Challenging Champion)이다. 

선발하면서 2가지 안타까움이 있다. 백승호는 굉장히 열심히 했고, 좋은 기량 갖고 있지만 부상의 문제로 회복이 불분명 했다. 적은 인원으로 더위 속에서 로테이션 해야 하는데 선발이 어려웠다.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툴룽컵이 끝나고 그 선수를 체크하려고 6월 소집 명단에 포함하고 구단에 소집 협조 공문을 발송했지만, 발렌시아가 유소년 정책 상 보내줄 수 없다고 해서 점검 기회를 놓쳤다. 간접 비교 만으로 중요한 대회에 쓸 수 없다. 훈련을 통해 기량을 정확히 평가하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가 닿지 않았다. 확실히 체크 못한 상황에서 큰 대회에 뽑는 건 감독으로서 부담이 컸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기량을 지닌 선수다. 2020년 도쿄올림픽 즈음에는 최고의 선수로 거듭날 것이다. 

-손흥민은 8강 이후 합류한다는 얘기도 있다. 4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로 선발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강행하는 이유는?
김학범 감독: 합류는 확실하다.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서 조율 중이다. 손흥민 본인도 적극적이고, 그를 제외할 강심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내 입장은 하루라도 빨리 적응해서 인도네시아 날씨에 익숙해져야 한다. 합류 시점이 늦으면 어려움 겪을 수 있다. 축구협회에서도 최대한 빨리 합류하도록 조율 중이다.

-스리백을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다. 측면 수비 문제 때문인가?
김학범 감독: 선수를 놓고 정했다. 내가 제일 잘하는 건 포백이다. 하지만 선수를 놓고 보니 우리가 포백을 가동해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없었다. 스리백을 기본으로 포백과 투톱, 스리톱, 그에 따른 미드필드 운영 방안을 생각했다.

-상대국 조추첨이 다시 진행된다. 분석에 어려움 겪을 수 있는데?
김학범 감독: 분석은 모든 게 스톱됐다. 현지 일정, 이동,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진행할 수 없어 안타깝다. 지금은 지켜볼 수 밖에 없다. 

-과거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김은중 코치는 이번 공격진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은중 코치: 공격진 구성은 역대 최고다. 선수 개개인의 득점력이 좋다. 과거 아시안게임보다 더 기대하고 있다. 손흥민, 황희찬 등이 매 경기 좋은 득점력을 발휘하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공격진의 무게감은 있지만, 수비진이 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상대 역습에 우리가 당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대비는?
이민성 코치: 그걸 감안하고 스리백을 준비하는 이유다. 그래도 공격적인 스리백을 감독님이 원한다. 앞에서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하며 카운터를 최대한 방해한다. 발 빠른 김민재, 황현수도 수비에 있다. 그래도 전방에서 압박을 가해서 최대한 역습을 끊어야 한다. 

김학범 감독: 조현우를 선발한 배경도 그 부분이다. 역대 아시안게임을 지켜 보면 큰 점수 차로 진 적은 없다. 득점을 못해서 진 경기는 있지만, 실점이 많아서 진 경기는 없다. 1골 차, 아니면 승부차기다. 이제 점유율 축구는 의미가 없다. 제일 우려하는 건 역습에 노출되는 걸 줄이는 것이다. 코칭스태프가 심혈을 기울여서 어떻게 저지하느냐가 중점적으로 준비할 부분이다. 

-조현우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하기로 하면서 강현무, 송범근 중 누구를 제외하느냐가 고민이었을텐데?
차상광: 어려웠던 결정이다. 조현우를 선발하는 것이 가장 쉬운 결정이었다. 송범근, 강현무는 차이가 없었다. 두 선수 모두 경험과 능력이 비슷했다. 하지만 연령대를 거치면서 송범근의 활약이 더 좋았고, 큰 대회 경험도 있다. 현재 소속팀에서도 더 잘 하고 있어서 선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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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위한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나?
김학범 감독: 우즈베키스탄의 전력은 굉장히 높다. 이란, 그리고 21세 이하로 나온다지만 일본은 안정됐고 오랜 시간 발을 맞췄다. 우즈베키스탄, 이란, 일본, 이라크와의 경쟁이 진행될 것이다. 기후가 문제다. UAE나 사우디 아라비아, 태국, 베트남까지 만만하게 볼 수 없다. 날씨와 잔디에 익숙한 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동남아에서 대회를 하면 그 팀들이 성적을 잘 냈다. 그 문제도 헤쳐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학범 감독: 이제 명단 발표를 하면서, 대회가 시작됐다.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내야 한다. 책임은 감독인 내가 다 질 것이다. 적극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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