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 "고아라 같은 판사? 단연코 있어"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8. 7. 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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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드라마 집필.."이제야 꿈 이뤄"
성동일 '연기'에 반하고 '감정' 이입돼
김은숙 작가, "재밌다. 마음놓고 써라"
'선의에 대한 소박한 진심' 16부에 담겨
"순정 만화 좋아해" 차기작 계획은?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유석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현직 부장판사가 드라마를 집필해서 화제죠. 지금 한창 방영 중인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입니다. 배우 고아라 씨, 성동일 씨 이런 분들이 출연하고 있는데요. 판사를 주인공으로 해서 판사의 인간적인 고뇌 또 리얼한 사건 사고를 상당히 통찰력 있게 풀어내면서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 회입니다. 이 작가 겸 현직 부장판사에게 인터뷰 요청이 상당히 많았던 걸로 아는데요. 방송 내내 일절 인터뷰를 안 하시다가 오늘 뉴스쇼에 첫 방송 출연을 합니다.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서울중앙지법의 문유석 부장판사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문유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지금 호칭을 하려다가 잠깐 멈췄어요. 문 판사로 불리는 게 더 좋으세요, 문 작가님이 더 좋으세요?

◆ 문유석> (웃음) 글쎄요. 둘 다 어색한데요. 오늘 아침은 작가로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니 그게 더 나을 것 같네요.

◇ 김현정> 오늘은 문유석 작가님 일단. 고생 많으셨어요.

◆ 문유석> 아니예요. 고맙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 회 방송을 앞둔 소감이 어떠세요, 오늘 아침?

◆ 문유석>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떠나보내기 싫다는 그런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 김현정> 떠나보내기 싫은. 자식 같은 내 작품과 인사하기 싫은 마음. 그런 묘한 기분이시군요?

◆ 문유석> 그러네요.

◇ 김현정> 아니, 휴직을 하신 것도 아니고 지금 판사 생활을 계속하고 계시는 거죠?

◆ 문유석> 네. 열심히 판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사실은 글 쓰는 판사로 원래도 유명한 분이시죠, 문유석 판사님은. 또 전에 저랑 인터뷰도 하셨어요, 이미.

◆ 문유석> 네. ‘꼰대 부장님께 드리는 글’ 그때 했었네요. (웃음)

◇ 김현정> 맞아요. ‘전국의 꼰대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 하지만 드라마는 정말 의외였습니다, 드라마. 어떻게 드라마를 쓸 생각을 하셨어요?

◆ 문유석> 저는 제가 판사인 게 더 의외예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부장판사님이? (웃음)

◆ 문유석> 저는 어릴 때부터 워낙 만화나 책 이런 걸 너무 좋아해서 지하철에 앉아서도 이것저것 이야기 궁상하다 내릴 역을 놓쳐서 지나치고 그래요. 이 나이에 어떤 꿈을 이룬 그런 거죠.

◇ 김현정> 이제야 제 길을 찾은 겁니까? 그러면 누가 후반 작업을 좀 해 줬습니까? 수정도 해 주고 드라마 작법에 맞게?

<미스 함무라비> 포스터
◆ 문유석> 그렇게 될 줄 알고 썼는데 보더니 (제작진이) 이거 그냥 찍어도 되겠다고 찍더라고요. (웃음) 이상한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진짜요? 그럼 타고난 드라마 작가신 거예요 아니면 다른 배우분들이 콩떡같이 써도 찰떡같이 이해하고 해 준 겁니까?

◆ 문유석> 후자가 맞는 것 같아요. 단역 분들 하나하나도 너무나 잘 살려주고 있고 특히 저는 성동일 씨 연기하는 거 볼 때마다 반하곤 하거든요. ‘와, 저걸 저렇게 살리시는구나.’ 같은 대사도 훨씬 맛깔스럽게 살려주신 것도 많고 그래서 아주 볼 때마다 감동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하고도 미팅을 하셨다고요?

◆ 문유석> 사부님이신데요. 무슨 얘기냐 하면 초반에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1~3부까지인가 썼을 때 제작사에서 김은숙 작가님한테 한번 보여드리자, 그쪽도 불안했던 모양이죠? (웃음) 정말 이거 괜찮겠느냐 그랬더니 김은숙 작가님이 한번 보시더니 의외로 재미있다고 해 주시는 거예요. ‘재미있다고 마음 놓고 한번 써봐라, 이 톤으로. 다만 이러이러한 건 좀 더 쉽게 썼으면 좋겠다.’라는지 몇 가지 도움 되는 조언도 해 주시고 해서 그때 되게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세상에,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가 ‘재미있다. 이렇게 쭉 밀고 나가라.’ 이게 얼마나 큰 힘이 됐을까요.

◆ 문유석> 그러니까 말입니다.

◇ 김현정> 그간 검사나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상당히 많았어요. 그런데 미스 함무라비는 판사가 주인공 아닙니까, 판사.

◆ 문유석> 그럼요. 세계적으로도 드물 거예요, 아마.

◇ 김현정> 드물죠. 미스 함무라비만이 할 수 있는 어떤 다른 지점, 특별한 지점이 있었을까요?

◆ 문유석>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20년 넘게 하면서 느꼈던 것, 하고 싶었던 것, 가슴에 맺혔던 것들, 진짜 이야기를 투박한 진심을 전하는 그런 마음으로 쓴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주에 여주인공 박차오름이 그동안 했었던 일들 때문에 일들 때문에 오히려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나오는데요. 그때 이런 말을 해요. ‘선의를 외롭게 둘 수 없다.’ 얘기를 하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하는데 어떻게 보면 제가 하고 싶었던 핵심주제였던 것 같아요. 외롭게 둘 수 없다.

◇ 김현정> 선의를 외롭게 둘 수는 없지 않느냐.

(사진=jtbc 드라마 캡처)
◆ 문유석> 그때 그것에 대한 결심으로서 하는 말이, 이거는 제가 너무 좋아하는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서 인용한 말이고 제가 직접 김 교수님한테 허락을 받아서 쓴 말인데요. ‘쏟아지는 비를 멈출 수 없다면 같이 맞아야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대사를 하게 되거든요. 선의를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동료들이 선후배들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으니 같이 맞는 결단을 하는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이 마지막을 이루고 있는데요. 저는 그 이야기가 참 가슴 깊이 와 닿고 현실에서는 참 보기 힘들기도 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좋네요. ‘선의를 외롭게 둘 수는 없다. 쏟아지는 비를 멈출 수 없다면 같이 맞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터져나오는 뉴스들 보면 재판거래 의혹이니, 현직 판사가 뇌물수수를 했다느니,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는 어떻게 보세요?

◆ 문유석> 사실은 이번 사태 최초의 근원을 생각해 보시면 드라마 여주인공인 박차오름 같은 젊은 판사가 용기 있게 부당한 일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사직서를 던졌기 때문에 모든 게 시작된 거 아닌가요? 다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가 저도 사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참담함을 느끼고 죄송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 김현정> 그러실 것 같아요. 사실 판사분들 중에 이렇게 국민적으로 사랑을 받는 판사가 몇 안 되시잖아요. 그런 분들 중에 한 분이신데.

◆ 문유석> 그건 너무 부담스럽고요. (웃음)

◇ 김현정> 법원의 가슴 아픈 사례들을 보면서 누구보다 참담하고 씁쓸함을 느끼시는 분이실 것 같습니다.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현직 부장판사, 문유석 판사 만나고 있습니다. 이다음은 무슨 작품이 될까가 굉장히 궁금해지더라고요?

◆ 문유석> 인생에 별로 계획이 없이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워낙 만화를 좋아했고 만화 중에는 어렸을 때부터 순정 만화도 엄청 좋아했거든요.

◇ 김현정> 순정 만화요?

◆ 문유석> 네.

◇ 김현정> 그러면 베르사유의 장미니 이런 것까지 다 보셨어요? 캔디 이런 것들?

◆ 문유석> 그런 걸로 프랑스 혁명, 세계사 공부를 마쳤다고 봐야죠. (웃음)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집필한 서울중앙지법 문유석 판사
◇ 김현정> 정말요? 오늘 문유석 판사에 대해서 몰랐던 걸 많이 아는데 언젠가 나는 이런 작품 쓰고 싶다 하는 꿈이 있다면?

◆ 문유석> 특정 장르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그냥 가장 살아오면서 보고 감동하고 좋아했었던 이야기들은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이야기예요, 로베르토 베니니의. 비극을 오히려 웃음으로도 승화시켜서 희망을 주는 그런 이야기. 또 우리나라로 치면 대장금 이런 이야기. 그런 것들이 가장 오래오래 남고 쓰는 사람도 보람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문유석 판 대장금. 저도 기대하겠고요. 오늘 이제 마지막 방영을 앞두고 계신데 마지막 회에 굉장히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많이 넣었다고, 제가 얘기를 들었어요?

◆ 문유석> 원래 최종회가 그렇듯이 가장 진짜 이제 솔직한 마지막 속내가 그리고 어떤 저의 희망, 저의 바람 같은 것들이 16부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그거죠. 선의를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기 위해서, 그동안 나왔던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가. 그리고 여주인공 박차오름 같은 세상의 소금 같은 소수의 존재로 인해서 다수의 우리 주변인들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인간은 정말 변화할 수 있는가, 이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특히 아무래도 제가 나이가 부장판사고 하다 보니 성동일씨가 분한 한세상 부장판사에 많이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데 제작진들에게 들으니까 최종회에서 특히 빛나는 명연기를 해 주셔서 다 울음바다였다고 해요.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러분, 밤 11시죠, 11시?

◆ 문유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밤 11시 미스 함무라비 마지막 회. 혹시 지금까지 놓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은 놓치지 마시고 문유석 판사, 문유석 작가가 하고 싶었던 그 이야기는 뭔지 꼭 보고 공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문 판사님, 고생 많이 하셨고요. 문유석 판 대장금. 언젠가는 꼭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문유석> 고맙습니다.

◇ 김현정> 미스 함무라비의 작가로 드라마 데뷔를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문유석 부장판사 만나봤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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