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씀씀이 큰 은퇴 직후 5년 '시간차' 자금관리로 돌파를

서명수 2018. 7.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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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보통 연금(annuity)은 종신 개념이다. 종신연금은 가입자가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어 장수리스크를 완벽하게 방어해 준다. 노후생활비를 연금이 아닌 일반 금융상품으로 준비하면 언제 죽을지, 시장수익률이 어떨지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연금은 은퇴 기간 내내 일정액을 지급해 현실성이 부족하다. 은퇴시기별로 돈 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은퇴 초기 왕성한 활동을 할 시기엔 돈이 많이 들고 나머지는 건강상의 이유로 씀씀이가 확 줄어든다.

특히 은퇴 후 10년, 그중에서도 초기 5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은퇴생활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 시기로 치명적 변수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은퇴의 무력감과 좌절감이 밀려오는 가운데 앞뒤 안 보고 달려오느라 소홀했던 건강문제가 고개를 든다. 일자리 잡는 것도 쉽지 않다. 자영업은 이미 은퇴자의 무덤이 돼버렸고, 재취업도 눈높이를 확 낮추지 않으면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엇보다 들어오는 돈은 왕창 줄었는데, 나가는 돈은 급격히 늘어나 자금 압박이 크게 다가온다. 젊은이들의 만혼 추세로 자녀 혼사를 이 때 치르는 경우가 많고, 고령화로 살아 계신 부모 봉양 부담도 져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다. 많은 사람이 이 시기에 그나마 모았던 은퇴자금을 거의 소진해 버리는 사례가 허다하다. 그래서 은퇴 후 ‘마의 5년’을 여하히 돌파하느냐가 인생 후반부의 삶을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

은퇴 기간을 초기·중기·말기로 3등분해 기간별로 돈 소비에 차등을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간차’ 노후자금 소비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노후 준비의 부담을 크게 경감할 수 있다. 은퇴 중기와 말기의 생활비는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으로 충당한다 해도 은퇴 초기의 생활비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수령 기간을 단축해 연금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또 주택연금도 초기엔 많이 받고 나중엔 적게 받는 ‘전후후박’형으로 하면 보탬이 된다.

이를 테면 60세부터 시세 6억원 하는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받는다면 월 125만원이 평생 나온다. 은퇴 초기에 생활비가 더 든다는 점을 고려해 전후후박형으로 하면 10년 동안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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