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을과 을끼리 싸움 붙여 .. 귀족 노조 우선한 결정"

김영주 2018. 7.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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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인상률 감당할 만한 가게 별로 없어
공익위원, 노골적으로 노조 편 들어
절차 정당성 상실, 생존권 걸고 투쟁
최승재
최승재(사진) 소상공인연합회장은 1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나름대로 정부에 하소연하듯 목소리를 냈지만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소상공인보다는 귀족 노조를 우선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했다.

최 회장은 “2년 새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오른 셈인데 그 정도로 장사가 되는 가게가 몇 개나 있겠나”라며 “소상공인과 영세한 사업장에 고용된 근로자 간에 싸움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제는 생존권을 건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연 데 이어 17일 이사회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설지를 결정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013년 약 700만 명의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유일한 법정 경제단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요구해왔으나 지난 10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이 방안을 부결하자 이후 최저임금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현장의 분위기는 어떻나

A : “혹시나 기대했지만, 배신당한 느낌이다. 오전에 낸 성명서대로 절차와 내용 등 정당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최저임금위의 결정을) 불이행하겠다.”

Q : 정부에서는 후속 조치 얘기가 나오고 있다.

A :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 솔직히 대통령이 나서서 조치를 해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가장 먼저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과정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Q : 어떤 후속 조치를 원하나. 카드수수료 인하인가.

A : “카드수수료 등은 당장의 최저임금 문제보다 우선순위는 아니다. 카드수수료 인하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자 혜택의 대상도 동일하지 않다. 편의점 사업자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대급부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다.”

Q : 최저임금위원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하는데.

A :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중간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데, 너무 편파적이다. 지난해에도 이렇게까지 편파적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너무 노골적으로 노조의 입장을 들어줬다.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사의 합의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앞으로 공익위원 선출도 정부 제청이 아니라 국회에서 정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Q : 단체행동에 나서기엔 회원의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A : “가게 문 닫고 나오는 것이니까 노조원 몇만 명 모이는 것과는 다르다. 파행을 원치 않지만,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하겠다는 거다. 사실 우리 스스로 이렇게 나가는 게 두렵다. 소상공인이 가게를 닫고 길거리로 나온다는 건 망했다고 인정하는 거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나온다는 뜻으로 봐달라.”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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