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개발' 머스크 대 '달 여행' 베이조스의 대형 로켓 경쟁

박재현 기자 2018. 7. 15. 21: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스페이스X 2월에 ‘팰컨 헤비’ 발사
ㆍ블루오리진 ‘뉴 글렌’ 2020년 목표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사진)가 지난 2월 일론 머스크가 아끼는 ‘테슬라 로드스타’를 실은 채 화성 궤도에 진입해 화제가 됐다. 스페이스X는 영화 <아이언맨>의 모티브가 된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항공업체다. ‘팰컨 헤비’ 로켓은 높이 70m, 폭 12.2m에 무게는 1420t에 달한다. 무려 27개의 엔진이 장착돼 있다. 화물 적재 중량은 지구 저궤도 기준 63t, 화성까지 16t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팰컨 헤비의 ‘라이벌’ 로켓이 ‘뉴 글렌(New Glenn)’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블루오리진에서 만들고 있다.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한다. 82m에 이르는 높이에 45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3단 우주 로켓은 높이 95m에 달하는 초대형 로켓이다. 지난해 3월 공개한 신형 로켓 엔진 ‘BE-4’를 7개 이상 장착할 예정이다. 향후 우주여행은 물론, 위성 발사나 화물운송 서비스까지 목표하고 있다. 1962년 지구 궤도를 비행한 미국 첫 우주인 존 글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은 지금 대형 로켓 개발 경쟁이 한창이지만 그 지향점은 다르다. 베이조스는 달에 우주기지를 세우고 달나라 여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 비해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전에는 로켓 재사용 기술을 놓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상업 우주 비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로켓 발사 비용을 줄여야 했다. 거기서 찾은 대안이 바로 재사용하는 로켓이다. 당시까지 로켓은 1번 쓰고 버릴 수밖에 없었다. 1t 이상의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약 2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머스크는 팰컨 로켓으로 상업 발사 시장에 뛰어들며 발사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로 낮추겠다고 공언한다.

그러나 로켓 재사용 시험에 먼저 성공한 것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었다. 2015년 11월 말에 자사의 로켓 뉴 셰퍼드를 발사한 뒤 다시 발사장으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상업용 로켓이 지상에서 발사된 뒤 100㎞의 준궤도까지 올라가서 다시 지구로 돌아온 첫 사례였다. 베이조스는 “로켓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은 보잉 747 여객기를 타고 외국에 다녀온 뒤 이를 버리는 것과 같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스페이스X는 더 묵직한 로켓의 재사용 실험에 성공했다. 11개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이 12월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하늘로 솟구쳤다. 팰컨-9 로켓은 이들 위성을 800㎞ 상공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하고 발사지점에서 약 10㎞ 떨어진 지점에 다시 내려앉았다.

‘로켓 재사용’의 최초 성공은 블루오리진이 차지했지만 기술적 수준은 스페이스X를 더 높게 평가한다. 뉴 셰퍼드가 100㎞를 수직 왕복하기 위한 로켓이라면 팰컨-9은 인공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는 무인화물선을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덩치도 차이가 났다. 팰컨-9의 1단 로켓 높이는 약 41m, 직경은 3.6m에 달한다. 뉴 셰퍼드는 대략 팰컨-9 1단 로켓의 절반 정도다. 비행 거리도 팰컨-9 1단 로켓은 2단 로켓을 분리할 때까지 약 200㎞를 비행한 뒤 돌아왔다. 추력과 비행속도 면에서도 팰컨-9이 월등하고, 지상 착륙 기술도 더 앞선다. 위성의 궤도 투입을 위해서 비행 중 수평으로 기울어지는데 지상 착륙을 위해서는 1단 로켓을 다시 수직으로 기울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재현 기자 parkjh@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