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누락'은 물산·모직 합병에 어떤 영향?..삼성 이재용 승계 재조사

오현태 2018. 7. 1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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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2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시 누락 부분만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삼성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시 누락만으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 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자회사의 가치를 부풀린 혐의에 대해 재감리에 착수했습니다.

보도에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5년 합병 당시 제일모직 가치는 삼성물산보다 3배 높게 평가됐습니다.

제일모직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일자, 경영진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직접 홍보했습니다.

[김봉영/당시 제일모직 사장/2015년 6월 30일 : "모직 같은 경우는 아까 저희들이 설명했던 향후 전망이 밝은 바이오에 관한 주식을 46%를 가지고 있고…."]

결국 합병은 성사됐고, 결과적으로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갖고 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그러나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이 자회사 에피스의 지분 40%가량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걸 시장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 '콜옵션'이 행사되면 시가보다 주식을 싸게 넘겨야 하기 때문에 회사에는 손해가 발생하는데, 얼마나 손해가 날지도 모른 채 합병이 된겁니다.

참여연대는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얻은 이익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대로 반영됐다면 합병 비율이 바뀌게 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홍순탁/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회계사 :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에서 차감해야 하는 가치가 한 2조 원 정도 됩니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자산 중에서 2조 원 정도의 가치는 빼서 봐야 하는 거고요."]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로 인정한 공시 누락만으로도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증선위가 결론을 유보한 '자회사 에피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이 재감리에 착수하면서, 만약 이것까지도 고의로 인정되면 합병과 승계의 정당성이 사실상 무너질 수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증선위의 최종 심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다음 주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오늘(13일) 주식시장에서는 재감리에 따른 불확실성이 퍼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가가 6% 넘게 하락했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오현태기자 (highf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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