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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의 대범한 신예 소주연, 새로운 호러퀸 탄생

입력 2018.07.13 12:01수정 2018.07.13 12:01
[fn★인터뷰] ‘속닥속닥’의 대범한 신예 소주연, 새로운 호러퀸 탄생


배우 소주연이 한국 공포영화가 배출한 배우 김옥빈, 박한별의 명맥을 이으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다.

공포영화에서 신인 배우의 등장은 모든 것을 낯설게 만드는 기시감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최상훈 감독은 한참이나 주인공 은하 역을 소화할 배우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세 차례의 오디션 후 발탁된 신인 배우 소주연은 놀라운 캐릭터 표현력을 자랑하며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3일의 금요일에 개봉하는 '속닥속닥'은 6명의 고등학생이 섬뜩한 괴담이 떠도는 귀신의 집에 우연히 들어간 후 겪는 학원 공포 영화다. 수능이 끝나 자유를 만끽하던 고등학생들은 기괴한 소문이 있는 놀이공원에 들어서며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소주연은 히스테릭한 수험생의 면모를 여실히 담아내며 숨 막히는 패닉의 감정까지도 소화했다.

먼저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소주연은 "13일이 다가올수록 떨리고, 설렘보다는 떨림이 많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설어서 신기하다"고 긴장된 소감을 전했다.

극 중 명문대를 목표로 공부에만 전념한 전교 1등 은하로 분한 소주연은 고3 수험생의 모습 뿐만 아니라 귀신의 집에서 의문의 존재들을 만나 공포에 질려 두려움에 떠는 모습 등 풍부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고3의 스트레스를 알기 위해 수험생 기사도 찾아보고 주변 이야기들도 많이 들었다. 저와 감독님이 서로 의지하면서 은하의 감정선을 잡았다. 에너지를 낮추려 노력했다. 많이 어두운 캐릭터라 배우들과 어우러지지 못할까봐 그날 기분이 좋으면 괜히 불안했다. 일부러 다운시키려 했다. 혼자 있는 신이 많아 외로웠다. 그 감정을 온전히 느끼려고 노력했다. '쇼코의 미소'를 읽으며 은하의 심정을 이해하려다 보니 실제로도 우울했다."

[fn★인터뷰] ‘속닥속닥’의 대범한 신예 소주연, 새로운 호러퀸 탄생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앞둔 소주연에게 부담감은 없을까. 이에 대해 소주연은 부담감을 이겨내려고 노력해봐도 오히려 더 커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처음이라서 더 떨리는 것이 맞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제 모습을 스크린에서 봐도 내가 맞는지 생각이 든다. 저도 '곤지암'을 봤다. '곤지암'을 본 관객들이 우리 영화에도 기대감이 있을 것 같다.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극 중 가장 호흡을 길게 맞춘 김민규에 대해 소주연은 "많이 의지했다. 촬영 경험이 많아서 현장에서도 센스 있게 해주더라. 장 난을 많이 쳐서 재밌게 촬영했다. 민규는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많아서 어려보인다면, 나는 그런 모습이 덜 하다보니까 걸음걸이 하나도 조심스러웠다"고 언급했다.

중성적인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학원 공포의 계보를 이을 소주연. 그에게 주연을 차지한 남다른 비결을 묻자 잠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오디션을 보며 감독님이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다. 그 속에서 은하를 보신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캐스팅 됐다. 굉장히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다. 저는 감독님께 밝은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했지만 감독님은 오히려 어두운 내면을 보셨다. 나라면 충분히 은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공포영화를 못 보지만 '알포인트'를 두고 두고 찾아볼 수 있어 좋아한다는 소주연. 그는 중성적인 비주얼에 비해 엉뚱한 매력을 간간히 드러내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예상하지 못한 대답을 내놓으며 웃음을 터트리던 소주연에게서 소녀 은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많이 무서웠지만 지금 지나고 보니 굉장히 좋은 추억이다. 배우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배우 의견도 반영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속닥속닥'은 동굴이라는 것이 이색적이면서 굉장히 특별했다. 어린 관객들이 많은데 요즘 유행하는 BJ와 같은 콘텐츠를 보는 것에 공감할 수도 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각자 스타일이 확실하다. 두루뭉실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fn★인터뷰] ‘속닥속닥’의 대범한 신예 소주연, 새로운 호러퀸 탄생

그런가 하면 2017년 모델로 데뷔한 소주연에게는 배우를 시작하기 전 다소 특이한 이력이 있었다. 그간 연기가 아닌 일본어를 전공했다는 소주연은 병원에서 2년간 근무하며 여타 신인배우와는 다른 사회 경험을 갖고 있었다. 그의 남다른 이력은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에서 사회 초년생의 애환을 그려내는 것에 도움이 됐다.

"키는 작지만 모델로 시작을 했다. 하다보니 오히려 사진보다 영상을 찍는 것이 흥미가 생겼다. 긴 장편을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이 든 이후로 계속 빠져들었다. 배우 일은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연기과를 나오진 않아 많이 서툴러서 배우 친구들에게 조언을 들었다. 학교를 졸업하고나서는 병원에서 근무를 했다. 병원 일을 하다가 브랜드에서 연락이 와서 시작했다."

신인답지 않게 차분히 인터뷰를 진행하는 소주연은 도전에 대해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간 내성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실제 성격은 활기차고 외향적이라고 고백한 소주연. 으레 형식적인 질문인 앞으로 도전하고픈 장르에 대해 소주연은 꽤 진지한 표정으로 "제가 밝은 이미지인데 목소리 톤이 낮은 편이다. 중성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다양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동성애에 관한 영화를 할수도 있겠다"고 예상하지 못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시트콤처럼 활기차고 에너지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또 스포츠 영화를 도전해보고 싶다. 몸 쓰는 것을 못하지만 좋아한다. 보다 에너제틱한 영화를 하고 싶다. 취미가 코인노래방 가서 혼자 춤 추는 것이다. 로맨스 코미디도 하고 싶다. '하찮아도 괜찮아'도 그렇고 남자 배우와 붙는 씬이 없어서 해보고 싶다.
"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소주연은 배우를 시작한 이후로 후회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며 과거보다 미래를 보며 달려나가는 소주연. '속닥속닥'의 개봉을 앞둔 지금, 관객들의 첫 평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소주연에게는 신인다운 도전정식보다 안정적인 자신감이 돋보였다. '속닥속닥'과 소주연이 과거 '여고괴담' 시리즈, '고死: 피의 중간고사'의 김규리, 박한별, 김옥빈, 남규리 등 학원 공포영화의 명맥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kqls_star@fnnews.com fn스타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