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출시···오늘부터 현대·기아차 등에 이용 가능

주영재 기자

“오케이 구글, 인천공항 가는 길 알려줘.”

“네, 카카오내비로 연결하겠습니다.”

구글이 카카오와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와 손잡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를 국내에 출시했다. 지도 반출이 어려워 카카오내비를 탑재하는 고육지책 끝에 글로벌 출시 후 3년 만에 국내에 상륙했다.

구글은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 비트360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로렌스 김(Lawrence Kim)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로렌스 김(Lawrence Kim)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 화면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해 내비게이션·음악·메시지·전화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한국 출시는 전 세계 32번째이지만 구글의 음성비서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결합한 형태로 나온 것은 미국에 이어 한국이 처음이다. 2015년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된 구글 어시스턴트가 미국식 영어 외에 지원하는 언어도 한국어가 처음이다.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했다”며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고 현재 기능도 계속해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는 “안드로이드 오토 팀과 구글 어시스턴트 팀에 한국분들이 많다”며 “그분들과 같이 일하면서 한국에 더 높은 우선권을 줘서 다른 나라보다 더 일찍 출시하자고 결정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존 최(John Choi) 안드로이드 오토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직접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존 최(John Choi) 안드로이드 오토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직접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구글 어시스턴트가 결합돼 기존의 안드로이드 오토보다 더 복잡한 음성 제어가 가능하다. 운전 중에 안전하게 음성으로만 문자를 보내거나 받은 문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로 가능하다. 문자 외에도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구글 행아웃, 라인 등에서 메시지를 음성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단순히 안드로이드 폰을 차량 화면으로 옮긴 ‘미러링’ 수준은 아니다. 일례로 운전 중 동영상 재생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능을 막아놨다는 것이 구글의 설명이다. 향후에도 동영상 재생 기능을 넣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렌스 김 프로덕트 매니저는 “안드로이드 오토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아니라 휴대폰 자체”라며 “자동차에 맞게 만든 사용자 경험(UI)을 제공하면 휴대폰을 보는 시간을 줄여 차량 운전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심 기능인 내비게이션은 카카오의 ‘카카오내비’로 구현했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내비게이션으로 ‘구글맵’이나 구글 자회사 ‘웨이즈’ 외의 앱과 연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이 지도 반출 문제로 국내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의 지도는 대중교통 안내는 가능하지만 ‘턴 바이 턴’으로 실시간 길안내를 할 수는 없는 상태다.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관계자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12일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관계자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이와 관련해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전무는 “구글 지도와 관련해 우리 입장은 바뀐 것이 없다”며 “지도반출이 실패했고, 아직 그 상태 그대로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김경숙 전무는 그러나 카카오내비 이외의 다른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카카오내비 탑재로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 재생 기능은 멜론·지니·벅스 등 국내 음원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팟캐스트앱도 연동되어 음성 명령 한 번으로 원하는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시판 중인 현대·기아자동차 전 차종에서 지원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를 적용했다. 전체 지원 차량 목록은 안드로이드 오토 홈페이지나 해당 차량 제조사 홈페이지에 공지돼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 홈페이지는 쉐보레의 스파크와 크루즈, 말리부 등 차량과 쌍용 G4 렉스턴 등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혼다, 포드 등 수입차도 지원된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쓰려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은 다음 스마트폰과 차량을 USB 케이블로 연결해 차량 화면에 뜨는 안내에 따라 설치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의 음성인식 버튼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 화면의 마이크 모양을 누르거나 ‘오케이 구글’이라고 말하면 음성인식이 작동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출시···오늘부터 현대·기아차 등에 이용 가능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출시···오늘부터 현대·기아차 등에 이용 가능

추교웅 현대·기아자동차 인포테인먼트개발실장 이사는 “무선 연결은 휴대전화 배터리 문제 등이 있어 우선 유선 연결부터 지원한다”며 “카카오내비 외에 다른 내비게이션 앱도 탑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주선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CTO)은 “주행 중 안전성과 편리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들을 집중 구현함으로써 안드로이드 오토와의 최적화를 완벽하게 마쳤다”며 “카카오내비의 고도화된 교통정보 분석 기술이 함께 더해져 최상의 스마트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글 측은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된 카카오내비에서 만들어지는 교통정보는 구글과 공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주선 CTO는 “(카카오내비의 안드로이드 오토 탑재는) 카카오 사업과 충돌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원하는 채널이 있다면 계속해서 확장해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구글은 현재 차량 제조사와 함께 차량 내장 형태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개발 중이다. 차량 기능 제어가 더 확장돼 음성으로 차량 문을 열거나 창문을 오르고 내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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