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vsENG] '만주키치 피니시'.. 크로아티아, 역전승 거두며 결승행

조남기 입력 2018. 7. 12.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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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vsENG] '만주키치 피니시'.. 크로아티아, 역전승 거두며 결승행



(베스트 일레븐)

웃은 쪽은 크로아티아였다. 이른 시간 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진행하던 크로아티아였으나, 그들의 정신은 육체를 지배했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역전승을 일궜다.

12일(이하 한국 시각) 새벽 3시, 크로아티아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크로아티아는 전반 5분 키에런 트리피어에게 한 골을 내주고 끌려갔으나,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가 득점에 성공해 경기를 뒤집었다.

양 팀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포메이션으로 서로에게 대항했다. 크로아티아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이반 라키티치·루카 모드리치가 구성하는 중원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라인업을 짰고,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요긴하게 활용하는 플랫 3에 투 톱이 기능하는 모양으로 움직였다.

득점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터졌다. 주인공은 윙백 트리피어였다. 전반 4분 크로아티아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모드리치가 반칙을 범했다. 위험한 상황을 맞은 셈이었는데, 트리피어가 크로아티아의 위기를 놓치지 않고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다. 트리피어는 다니엘 수바치기 크로아티아 골키퍼가 비워둔 공간으로 정확한 슛을 기록하며 자국에 전반 5분 만에 리드를 선사했다.

잉글랜드는 추가골을 넣을 장면도 충분하게 생산했다. 전반 14분에는 8강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센터백 해리 맥과이어가 다시 한 번 헤더로 득점에 근접한 장면들 만들었고, 전반 21분과 30분에는 오프사이드이기는 했으나 해리 케인이 위협적인 동작으로 크로아티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전반 36분에는 케인에서 델레 알리를 거쳐 제시 린가드에게 이어졌던 패스 작업이 슛까지 이어졌는데, 이 장면에서는 린가드의 슛이 살짝 빗나갔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이반 페리시치나 안테 레비치의 중거리 슛 등을 이용해 잉글랜드에 맞섰다. 그러나 한 점차로 밀리는 상황이기에 공격 강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의 공격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수비진은 견고했고, 윙백들의 지원도 훌륭했다.


후반 초·중반에도 이런 기류는 비슷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갖지 못했고, 잉글랜드는 리드를 바탕으로 다소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13분 데얀 로브렌이 호수비를 선보여 추가골을 실점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고는 페리시치의 중거리 슛으로 다시금 동점골을 노렸다. 이 장면에서는 잉글랜드의 육탄방어가 훌륭했다.

후반 23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크로아티아가 기어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우측면에서 시메 브르살리코에 크로스가 적절하게 감기며 올라갔고, 페널티 박스 안쪽에 머물던 페리시치가 재빠른 위치 선정으로 잘라 먹는 슛을 시도했다. 조던 픽포드 잉글랜드 골키퍼도 갑자기 나타난 페리시치의 슛만큼은 어쩌지 못했다. 이 장면에서는 대기하던 카일 워커의 대비를 무색케 하는 페리시치의 날쌘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페리시치의 득점을 기점으로 크로아티아는 공격 강도가 부쩍 올라갔다. 거듭되는 연장전 때문에 체력적으로 대단히 힘든 상황이었지만, 크로아티아는 정신력이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처럼 보였다. 동점골의 주인공 페리시치는 개인 능력을 앞세워 여러 차례 잉글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스트라이커 마리오 만주키치도 가슴 트래핑 후 좋은 슛을 선보였다.

그러나 크로아티아가 이렇게 공격에 매진하는 사이, 잉글랜드는 전반전 같은 탄탄함을 보여주지 못하며 상대를 제대로 위협하지 못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마커스 래쉬포드를 투입하며 공격 패턴을 변화하고 강화하려 했으나, 불붙은 크로아티아의 기세가 워낙 등등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렀다. 크로아티아는 주도했으나 잉글랜드를 물리칠 만큼의 결정력을 보이지 못했고, 잉글랜드는 거듭 위기에 빠졌으나 끝내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잉글랜드의 후반 추가 시간 마지막 세트 피스도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연장 전반 시작과 함께 영 대신 대니 로즈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반면 즐라트코 다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교체 카드를 단 한 장도 활용하지 않으며 피치에서 뛰는 선발 라인업의 저력에 신뢰를 표시했다. 그러나 연장 전반 3분 만에 왼쪽 풀백 이반 스트리니치에게 과부하가 걸리며, 요십 피바리치가 그 자리에 들어갔다. 이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조던 헨더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하며 중원에 새 에너지를 공급했다.

다이어는 들어오자마자 중거리 슛을 날리며 코너킥을 유도했다. 그리고 그 코너킥은 잉글랜드의 위협적 공격으로 이어졌다. 잉글랜드는 일렬 종대로 늘어서 있다가 공이 날아오자 재빠르게 흩어졌고, 그 흩어진 이들 중에 하나였던 존 스톤스가 날렵한 헤더로 골문을 겨냥했다. 스톤스의 헤더는 수바시치 골키퍼는 지나쳤으나, 문전에서 대기하던 브르살리코까지 뚫지는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브르살리코가 아니었다면 실점할 뻔했다.

다리치 감독은 이 장면 이후 레비치를 빼고 안드레 크라마리치를 넣으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크라마리치는 연장 전반 막판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아 슛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추가 시간,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받은 만주키가 쇄도하며 잘라먹는 슛을 날렸고, 이는 잉글랜드에 큰 위기였다. 그러나 픽포드의 세이브가 잉글랜드를 구했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초반 브로조비치의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후반 4분, 공격수 만주키치가 기어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페리시치의 헤더가 잉글랜드 골문 앞으로 흘렀고, 근처에 있던 만주키치가 냉철한 피니시로 상대의 골망을 갈랐다. 크로아티아는 어디서 그런 체력이 났는지 모두가 한 데 모여 역전골에 기뻐했다.

결국 경기는 크로아티아의 역전승으로 마감됐다. 잉글랜드는 뒤집어진 피치의 분위기를 어떻게든 바꿔보려 제이미 바디까지 밀어 넣었으나, 원하는 동점골을 끝내 만들지는 못했다. 이렇게 크로아티아는 결승으로 가서 프랑스를 만나게 됐고, 잉글랜드는 3·4위전에서 벨기에를 상대한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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