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료 받으러 밤샘 노숙..어떤 치과길래

이문현 입력 2018.07.1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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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치아 교정 치료를 받겠다고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드는 병원이 있습니다.

진료 번호표를 받으려고 전날 밤부터 와서 이렇게 노숙까지 하면서 기다린다고 하는데요.

이게 사연을 들어보면 손님 많다고 좋아할 일이 전혀 아닙니다.

어떤 일인지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치아 교정 전문 치과입니다.

새벽 6시, 건물로 들어가 봤습니다.

1층부터 치과가 있는 3층까지 환자들이 계단에 쪼그려 앉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원 문 바로 앞엔 매트를 깔아 놓고 자는 사람이 있고, 밤새 노숙한 이들이 쓴 베개와 침낭도 눈에 띕니다.

[교정 치료 환자] "(몇 시부터 줄 서기 시작하셨어요?) 어제저녁 9시 반 정도에 들어왔는데, 그때가 제일 빨랐고요."

경북 안동에서 밤차 타고 올라온 환자도 있습니다.

[교정 치료 환자 (경북 안동)] "새벽 3시에 (왔어요)…지방에 살고 있어서 두 번 왔는데도, 두 번 (치료 못 받고) 돌아가서 오늘 날 잡고 일찍 온 거예요."

새벽 6시 기준으로 대기 환자 21명.

날이 더 밝자, 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건물 밖으로 이어집니다.

병원 문 열기 1시간 반 전, 대기 순번 80번.

9시 10분에는 100번째 환자가 줄을 섭니다.

현재시간 9시 반입니다.

진료시간 30분 전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병원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환자들의 줄이 건물 뒤편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오전 10시, 치과가 문을 열자 직원이 나와 진료 번호표를 줍니다.

"(오늘 몇 명까지 진료 보나요?) 오늘 80명이요."

일찍부터 줄을 섰는데도, 번호표를 못 받아 집에 돌아가게 되자, 항의가 쏟아집니다.

[교정 치료 환자] "치료받는 사람보다 못 받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이런 풍경이 한 달 넘게 벌어지고 있는 건 의사가 턱없이 부족해서입니다.

이 병원은 재작년 5월부터 페이스북 등으로 500만 원 정도 하는 교정치료 비용을 100만 원 넘게 깎아주는 이벤트를 벌여 환자를 끌어 모았습니다.

[교정 치료 환자 어머니] "이벤트 해 가지고, 수험생 할인해 가지고 왔는데 금액이 진짜 싸더라고요. 150 (만 원)정도가 싸더라고요."

의사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다는 민원이 빗발쳤고 대한치과교정학회까지 이벤트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원래 있던 의사는 대부분 병원을 떠났고 새로 뽑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 "저희가 다 정비가 안 돼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진료도 제대로 못 받고 환불도 받지 못한 환자 1천여 명이 병원 측을 고소한 가운데, 경찰은 "피해 규모가 25억 원에 이른다"며 병원장 강 모 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이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