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리아 2018]나노기술이 바꿀 세상 '성큼'

정현정 2018. 7. 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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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코리아 2018이 1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유지범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 정칠희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이사장(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등 주요 내빈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나노급 반도체, 탄소나노튜브 배터리, 꿈의 신소재 그래핀, 100세 시대를 열 캡슐형 내시경….

나노기술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인류에 변화를 가져다 준 '작지만 큰 기술'이다. 하지만 머리카락 10만 분의 1 굵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 때문에 그 가치를 알기 쉽지 않다.

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나노기술 전시회 '나노코리아 2018'은 이 같은 나노기술과 나노융합 제품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행사였다. 올해 나노 분야 전시회는 '나노일렉트로닉스'를 주제로 국내외 나노기업 231개사가 351부스를 마련했다. 올해는 전자기기에 적용될 수 있는 방열, 발열, 전자파 차폐 소재와 고기능 나노 신소재 기술과 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사흘간 열리는 행사에는 1만여명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6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처음으로 대통령 축전 영상이 상영돼 참석자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하 영상에서 “나노기술이 적용된 메모리반도체는 수출 1위 제품으로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소재, 첨단센서 등 다양한 산업 동반 발전을 이끌고 있다”면서 “나노기술은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정부도 최선을 다해 마음껏 연구하고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KIST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살펴보고 있다.

◇나노융합 T2B(Technology to Business) 성과 빛났다

나노융합 T2B 성과관에서는 때가 타지 않는 항균나노소재 적용 칫솔, 물과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수(無水) 변기, 일회용 다중 단백질 분석용 플라스틱 센서 등 실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나노기술이 적용된 생활 속 우수 나노제품이 한 자리에 전시됐다. T2B활용 나노융합 R&BD촉진사업은 산업부, 대전시, 경기도가 함께 국내 우수 나노융합 제품 수요연계와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350억원 매출과 400억원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씨엔티솔루션은 볼빅과 함께 첨단 나노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적용해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골프공을 개발해 지난 5월 출시했다. 부드러워 타구감이 좋으면서도 코어에 CNT 소재를 적용해 강도를 높여 깨지지 않도록 했다. 외부에는 전도성 고분자를 접목해 잔디 등 이물질이 묻지 않는다. 연말까지 3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블루레오가 개발한 전동석션칫솔은 누워서 생활하는 장애인이 쉽게 양치질을 할 수 있도록 양치물이 입에 고이면 빨아들이는 석션 기능이 탑재된 칫솔이다. 나노 산화아연 소재를 적용해 항균 기능을 갖췄다. 현재까지 해외 수주 15억원과 12명 고용 성과를 냈다.

파루는 은나노 면상발열체를 대유위니아 밥솥에 발열 부품으로 적용하는 등 가전 제품에 응용해 매출 50억원 성과를 냈다. 에이티(AT)는 나노기공 실리카를 이용해 화재에도 안전한 단열재 소재를 개발해 국내 디스플레이 공장 등에 공급했다.

정칠희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이사장(앞줄 가운데)이 KIST의 에어로젤 방한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영화 속 나노 기술이 현실화된다

올해 나노코리아 특별관은 '나노 인 시네마(NANO in CINEMA)-상상이 현실이 되다'를 주제로 영화 속 장면과 나노기술 간 연관성을 소개하고 해당 기술 시제품 등을 전시하며 미래사회 구현 모습을 조망했다.

영화 '이너 스페이스'에 등장하는 마이크로 크기 잠수함을 타고 사람 인체 속을 탐험하는 장면은 전남대에서 개발한 종양치료 박테리아봇과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 제어기술과 연계됐다. 독성이 제거된 박테리아를 인체에 삽입해 섬모 운동을 통해 혈액 내 암세포 제거를 돕는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AI) 비서를 상용화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술로는 네패스가 개발한 뉴로모픽 반도체가 소개됐다. 영화 '스파이더맨'에는 강하고 질긴 탄성을 가지는 실이 등장하는데, 김선정 한양대 교수 연구팀은 전기에너지를 저절로 만들어내는 최첨단 실을 개발해 '트위스트론'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발열시켜 체온을 높여줄 수 있는 구명조끼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최영진 세종대 교수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만 가능했던 장면이 나노기술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나노 기반 하드웨어 기술을 통해 언젠가 자비스와 같은 AI 비서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LG 나노기술 열전

국내 대표 대기업인 삼성과 LG도 나노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기반 기술을 대거 전시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TV에 적용된 퀀텀닷과 신소재인 그래핀, 2D 소재를 전시했다. 그래핀을 이용해 실리콘 소재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과 배터리에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45% 향상시키고 충전 속도를 5배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폭증하는 데이터양을 처리하기 위한 초고속 메모리와 데이터센터용 4세대 초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반도체 기술도 전시됐다. 시스템반도체 AI를 접목해 연산 성능을 향상시킨 엑시노스 프로세서와 색 감도가 향상된 이미지센서도 출품됐다.

LG그룹관에서는 LG화학이 개발한 CNT 소재가 중점 전시됐다. LG화학은 현재 연산 400톤 규모 양산 체계를 갖춰 세계 4위 CNT 업체로 부상했다. CNT를 이차전지 도전재로 활용하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급속충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잉크 타입 면상 발열체를 만들거나 플라스틱에 섞어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다.

박종구 나노융합 2020연구사업단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만큼 표면구조를 나노로 바꿔 저렴한 수소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처럼 나노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문제 해결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면서 “나노기술은 더 이상 상상 속 기술이 아니라 산업계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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