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성체 훼손, “빵쪼가리 태운 것 갖고 난리” VS “神 모독”…‘종교 갈등’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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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1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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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극단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가 성체(聖體)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성체 훼손 게시물을 두고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면서 논란은 종교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10일 워마드 자유게시판엔 ‘예수 XXX 불태웠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엔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하고 불로 태워 훼손한 듯한 사진이 담겼다. 축성된 빵의 형상을 띤 성체는 실제·본질적으로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일컫는다.

게시물 작성자는 “여성 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 최초의 인간이 여자라고 밝혀진지가 언젠데 아직도 시대 못 따라가고 아담의 갈비뼈에서 여자가 나왔다는 소리를 하나”면서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반발하는데 천주교를 존중해 줘야 할 이유가 어디있나”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 캡처 사진은 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했다. 워마드 성체 훼손 게시물을 비판한 이들은 ‘예수를 성적 대상화한 게 아니냐’면서 분개했다. 아이디 hyan****는 성체 훼손 논란 기사에 “성체와 남혐(남자혐오)은 상관관계가 없잖아.. 혹시 예수님이 남자라는 생각이 있어서 훼손한 거임? 와 소오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한 이들은 종교 갈등으로 비화되는 걸 경계하는 모양새다. 밀가루를 태운 것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 아이디 dami****는 “뭐야 빵 쪼가리 태운 거 갖고 난리...”라고 했고, 아이디 free**** “떡을 구워먹는 것도 남혐이야 이제?”라고 적었다.

그러나 천주교 신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디 sjh9****는 “성체가 얼마나 대단한 건지 감이 안 오는 사람들을 위해 몇 자 끄적인다. 천주교에서 ‘성체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신을 내 몸에 받아들인다’는 의미로써, ‘먹는다’가 아닌 ‘영한다’고 한다. 매 미사와 예식마다 이 성체를 영하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이것이 모든 예식의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교육 시 7대 성사 중 가장 중요하다고도 교육 받는다. 천주교의 상징 중 거의 최상위권에 있는 상징인데 그걸 훼손했다는 건 천주교 자체를 넘어 신에 대한 모독으로써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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