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빅' 문세윤·최성민·황제성 "웃음 비결? 연인보다 진한 '케미'"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입력 2018. 7. 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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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의 웃음 비결이요? 82년생 동갑내기들의 찰떡 같은 호흡 때문이죠.”

개그맨 문세윤, 최성민, 황제성은 한마음으로 외쳤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열었지만, 대답은 동일했다. 무대가 아닌 자리에서도 연인보다 진한 ‘케미’가 도드라졌다.

코메디 빅리그 최성민,황제성,문세윤이 10일 오후 상암동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문세윤, 최성민, 황제성 등 이른바 ‘개띠 크루’는 10일 서울 상암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났다.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서 ‘연기는 연기다’ 코너로 오랫동안 1위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코너에 대한 생각부터 각자의 개그 철학, 서로에 대한 진심까지 웃음기 가득한 화법으로 털어놨다.

코메디 빅리그 최성민,황제성,문세윤이 10일 오후 상암동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다음은 문세윤·최성민·황제성과 일문일답>

-‘연기는 연기다’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체감하나요?

“요즘 현장에 가면 플래카드를 들고 오는 관객들이 늘었어요. SBS <웃찾사>가 한참 시청률 높을 때 그런 플래카드를 본 이후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었어요. 또 손에다가 황제성의 유행어인 ‘와’를 써오는 관객들도 많고요. 그런 걸 보면 많이들 좋아해준다는 걸 느끼죠. 뿌듯하고요.”(최성민)

-특히나 세 사람의 호흡이 코너 속 웃음을 배가하는 것 같은데, 이 조합엔 다들 만족하나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다들 활동 연차가 꽤 되지만, 그동안 만난 사람들 중 가장 호흡 잘 맞는 이들끼리 뭉친 것 같아요. 제일 편하게 잘 맞는 동료들을 얻었죠. 만약 서로 잘하는 분야가 겹쳤다면 이렇게 친해지기 어려웠겠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줘서 참 든든한 기분이 들거든요. 완벽한 삼각 구조죠. 최성민이 미드필더고, 황제성이 공격수라면, 전 수비부터 공격까지 다 뛰어야 하는 역이라고나 할까요.”(문세윤)

코메디 빅리그 최성민,황제성,문세윤이 10일 오후 상암동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가끔은 정해진 롤에서 변신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나요? 이를 테면 문세윤 씨에게 ‘뚱보’ 캐릭터 말고 다른 걸 생각한다던가요.

“글쎄요. 그런 갈증은 아직 없어요. 저한테 잘 맞는 캐릭터가 있으니까요. 예전에 나영석 PD가 제게 ‘먹방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해서 너무 식상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더니,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해야지, 왜 변신하려고 하느냐. 한 우물을 파면서 다른 저변을 넓히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라고 답하더라고요. 그 말이 맞아요. 저도 그 옷이 제일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고요.”(문세윤)

“제게도 사람들을 웃기는 공격수 역을 하고 싶지 않냐고들 많이 물어봐요. 왜 소위 ‘받쳐주는 역’만 하느냐고요. 하지만 전 생각이 달라요. ‘개그맨’은 사람을 웃겨서 행복을 얻는 직업인데 굳이 나서지 않아도 관객이 웃어준다면 그것도 행복 아니겠어요? 제가 가장 잘하는 것도 기획하고 받쳐주는 거라 갈증을 느끼진 않아요.”(최성민)

-그럼, 황제성 씨는 전면에 나서서 웃기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전혀요. 이 두 친구에 대한 믿음 때문이죠. 무대에선 변수가 엄청 많은데, 두 사람이 굉장히 잘 대처하는 개그맨이라 제가 웃기지 못하더라도 받아줄 거란 신뢰가 있어요. 100점 만점에 100점인 조합이죠.”(황제성)

-세 분이 동갑내기라 사석에서도 굉장히 친하다면서요. 혹시 싸울 때도 있나요?

“그럼요. 엄청 많죠. 근데 코너 회의하다 싸운 적은 없고 굉장히 사소한 것으로 부딪혀요. 예를 들면 뭘 먹을지 결정할 땐 늘 세윤이가 먹고 싶은 걸로 정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괜히 저한테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봐요. 어차피 자기가 먹고 싶은 거 고를 거면서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어요. 쳇.”(황제성)

“사실 굉장히 유치한 걸로 싸워요. 철없는 소년들처럼 투닥거리면서 더 친해지는 거죠. 다행히 셋 다 동갑이고 오래 활동하다가 만난 터라 동료로서 공감대도 넓고 서로 애틋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만난지 얼마 안 된 연인들처럼요. 하하.”(최성민)

코메디 빅리그 최성민,황제성,문세윤이 10일 오후 상암동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세 사람이 ‘공개코미디’를 놓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전 사람들이 웃는 게 좋아서 놓지 못하고 있어요.”(황제성)

“그럼 그냥 모임 가서 웃기면 되잖아. 굳이 방송 탈 필요 없어~.”(문세윤)

“아냐! 그건 그거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못 놓는 거기도 해.”(황제성)

“이렇게 싸움이 시작되는 거죠. 하하.”(최성민)

-다른 사람들은 왜 무대에 서는지 들어볼까요?

“관객의 호응이나 함성에 중독된 것 같아요. 또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니 다른 예능 프로그램 스케줄로 바빠도 <코빅>은 꼭 하려고 하죠. 단지 3분 코너를 위해 일주일을 투자하고 힘들어해도, 무대에 오르면 싹 씻기거든요.”(문세윤)

“같이 노력해서 결과물에 대한 반응을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건 공개코미디 밖에 없어요. 우리 아이디어로 만든 코너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줄 땐 굉장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하고요.”(최성민)

-개그맨으로서 꿈꾸는 미래가 있다면 뭔가요?

“얼마 전 영상을 보는데 짐캐리가 백발이 되어 있더라고요. 짐캐리나 주성치는 제가 지망생 시절 롤모델이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서 다시 봐도 여전히 멋있었죠. 그들처럼 멋있게 나이들고 싶어요. 대신 정신은 철딱서니 없는 소년에 멈춰있고 싶고요.”(황제성)

“전 ‘공개코미디계’서 송해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나이가 먹어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이요. 지금 제가 받쳐주는 코너가 다 잘 됐는데, 앞으로도 그런 코너들을 많이 배출하고 싶네요.”(최성민)

“전 개그맨 후배들에게 ‘코미디도 연기의 하나다’란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전유성 선배가 ‘개그맨은 모든 아트의 합성어다’고 했는데, 그걸 제대로 보여주고 싶죠. 개그맨이 앨범을 내거나 영화에 출연하면 ‘개그 때려치웠느냐’고 자주 물어보잖아요? 사실, 개그맨이 그렇게 때려칠 만큼 하찮은 직업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사람을 웃게 하는 훌륭한 일이죠. 그래서 개그맨이라면 개그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요. 짐캐리처럼요. 그러면 개그맨의 길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문세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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