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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필즈상] 미분기하학 분야 필즈상 0순위, 시몬 브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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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필즈상] 미분기하학 분야 필즈상 0순위, 시몬 브렌들

2018.07.09 14:00

※ 편집자 주. 2018년 8월 1일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 만 40세 미만의 젊은 수학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 필즈상 수상자가 정해 집니다. 올해는 누가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될까요? 7개월간 필즈상 후보자 10명을 뽑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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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브렌들 

 

국적 | 독일
생년 | 1981년 (만 37세)
연구 분야 | 미분기하학
소속 |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수상 | 유럽수학상(2012), 페르마상(2017)

 

미분기하학 분야에서 필즈상 수상에 가장 가까운 수학자는 시몬 브렌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입니다. 굵직굵직한 문제를 여럿 풀어 2014년에도 유력한 필즈상 후보였습니다. 좋은 연구가 많아 대표 업적도 고르기가 쉽지 않은데요, 단독 연구 중에서 꼽자면 ‘로손 추측’과 ‘평균 곡률 흐름’을 들 수 있습니다. 로손 추측은 어렸을 때 한 번쯤 가지고 놀았던 비눗방울과 관련이 있습니다.

 

수학자 시몬 브렌들 - 위키피디아 제공
수학자 시몬 브렌들 - 위키피디아 제공

비눗방울은 일정 부피를 에워싸는 곡면 중에서 겉넓이가 가장 작은 성질을 갖고 있어 수학자가 좋아하는 연구 대상 중 하나입니다. 로손 추측은 3차원 초구 위에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도넛 모양의 비눗방울(클리퍼드 원환면)이 있을 수 있는지 묻는 문제지요.

 

어떤 곡면이 복잡하게 배배 꼬여 있으면 자기 자신과 만나기 쉬운데, 이 비눗방울은 자기 자신과 만나지 않으면서, 경계와 내부가 없는 도넛 모양이어야 합니다. 비눗방울은 하나로 에워싸여 있어 내부가 있는데, 이 비눗방울은 다각형 모양의 철사를 비눗물에 담갔다 빼면 생기는 비누막처럼 내부가 있으면 안 되지요. 결국 비눗방울처럼 철사와 같은 경계도 없으면서 내부도 없어야 합니다.

 

땅콩 꼬투리 모양의 폐곡선을 축소하면 그림①처럼 특이점이 생기며 점으로 축소되지 못한다. 점으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각종 수식을 만족시키면서 그림②처럼 특이점이 생기는 부위를 잘라 붙여야 한다. - 수학동아 2018년 7월호 제공
땅콩 꼬투리 모양의 폐곡선을 축소하면 그림①처럼 특이점이 생기며 점으로 축소되지 못한다. 점으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각종 수식을 만족시키면서 그림②처럼 특이점이 생기는 부위를 잘라 붙여야 한다. - 수학동아 2018년 7월호 제공

조건이 참 까다롭지요? 우리가 중·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배우는 유클리드 공간에선 이런 비눗방울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2차원 구면을 3차원으로 확장한 3차원 초구에서는 이런 비눗방울이 있다는 걸 2012년에 브렌들 교수가 증명했습니다.

 

 

페렐만의 연구에서 아이디어 얻어


브렌들 교수의 또 다른 업적인 평균 곡률 흐름은 푸앵카레 추측(3차원 공간의 모든 폐곡선이 한 점으로 모일 수 있다면 그 공간은 구로 바꿀 수 있다)과 관련이 있습니다.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은 두 점의 거리 변화가 리치 곡률에 의존 하도록 거리를 바꾸는 ‘리치 흐름’을 써서 푸앵카레 추측을 풀었습니다. 즉 리만 다양체*의 거리를 리치 흐름으로 축소해 모든 폐곡선을 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였지요. (*리만 다양체란?두 점 사이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체) 

 

푸앵카레 추측이 어려웠던 건 땅콩 꼬투리 모양의 폐곡선처럼 특이점이 생길 때를 해결하지 못해서였습니다. 이 경우 그림①처럼 점이 아닌 모양으로 축소돼 골칫거리였지요. 페렐만은 양쪽에 생기는 특이점 부위를 잘라 붙여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게 말은 쉬워 보여도 복잡한 수식을 만족하게 잘라 붙이는 ‘수술’은 수학자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어렵습니다.

 

그런데 페렐만의 특이점 수술법은 대상이 공간일 때만 가능합니다. 유클리드 공간에 있는 도형의 특이점을 수술하려면 브렌들 교수가 만든 방법을 써야 하지요.

 

브렌들 교수는 페렐만 교수의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3년 어떤 공간에 있는 도형을 평균 곡률 흐름을 이용해 축소할 때 쓸 수 있는 특이점 수술법을 고안했습니다. 평균 곡률 흐름이란 평균 곡률에 의존하도록 리만 다양체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걸 말합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서검교 숙명여자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브렌들 교수가 계속해서 좋은 연구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필즈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2014년에는 당시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 교수와 소속이 같고 나이가 어려 아깝게 불발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브렌들 교수 개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수학 말고는 다른 것에 별로 관심이 없고, 언론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8월 1일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돼 수학동아 기자와 기자회견장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당신의 수학자에게  투표하세요! http://event.dongascience.com/fields2018

 

*출처 : 수학동아 2018년 7월호 '필즈상 미리보기'

*도움 : 서검교(숙명여자대학교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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