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블랙·시선·가족·꿈이 빚은 열여덟

이영섭 기자 2018. 7. 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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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는 김민정 작가가 모델 한현민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팩션(faction)이다.

열여덟(만으로는 열일곱) 한현민 일생을 다룬 전기물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작가는 한현민을 '그'로 호칭하며 짧지만 굴곡진 인생을 추적한다.

1973년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한 남자와 1975년 한국에서 태어난 한 여자가 한국의 무역회사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2001년생 한현민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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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작가 김민정이 쓴 모델 한현민 이야기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 표지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는 김민정 작가가 모델 한현민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팩션(faction)이다. 열여덟(만으로는 열일곱) 한현민 일생을 다룬 전기물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작가는 한현민을 '그'로 호칭하며 짧지만 굴곡진 인생을 추적한다.

1973년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한 남자와 1975년 한국에서 태어난 한 여자가 한국의 무역회사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2001년생 한현민이 태어났다.

검은 피부의 한현민은 유치원 친구에게서 까닭 모를 모래 세례를 받았고, 수학여행 가기 전날밤에는 현지에서 볼 또래들의 시선이 걱정스러워 잠을 자지못했다고 한다.

매일 반복되고, 일상적인 이런 놀림과 차별은 폭력이었고 어린 한현민은 견디기 어려웠다. 그의 검은 피부를 향한 세상의 시선은 상처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는 천상 한국인이다. 그가 사는 이태원 근처에서 만나는 이들은 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오는데, 영어를 못하는 그는 "아임 쏘리"라고 답했다곤 한다. 영어 못하는 것이 미안한 일은 아니지만 그말이 절로 나왔다고 한다. 식성도 순대국쪽이다.

어린 한현민은 엄마와 가족이 있었기에 세상의 시선을 견딜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집에 돌아와 눈물을 터트릴때면 엄마는 그를 옆에 앉히고는 그가 눈물을 멈출 때까지 말없이 기다렸다"

엄마는 함께 울어주지도 않고 놀린 친구들을 비난하지 않고, 어느 편도 들지 않고, 동정하지도 분노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너는 특별한 존재야. 언제가는 이 피부색이 너한테 좋은 일을 해줄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예언이 실현되기 까지에는 더 많은 방황과 시련이 필요했다.

집안 형편상 '돈드는' 야구를 포기해야했다. 중학교 야구팀 입단 테스트를 앞두고 엄마가 "네가 야구를 하면 우리 가족들이 힘들어져"라고 말하자 현민은 바로 포기했다. 5남매 맏이로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희망을 잃어버리자 방황과 무력감이 찾아왔다. 중학시절 학교 빠지는 날이 잦았다. "진짜 이러다 내 인생 이렇게 끝나는 거 아닌가"라고 자문하며 종종 겁이 났다고 한다.

희망은 실낱처럼 와서 커졌다. 친구에게 전해들은 한 선배의 모델 진출 소식에 고무됐고, 우연히 단골 PC방 주인 사촌형 의류 브랜드를 촬영하면서 꿈을 키우게 됐다. 돈이 없어 유튜브로 모델 일을 배웠다. 한현민은 "유튜브보다 좋은 모델 아카데미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 한현민은 모델일을 하고 돈 한푼 못받거나, 해외진출을 미끼로 참가비를 가로채는 사기도 당한다.

결국 한현민은 모델 에이전시 대표 윤범에 의해 픽업되면서 지금의 모델, 유명인이 됐다.

한현민은 이제 시작이다. 그의 꿈은 열심히 활동해 다문화 사회의 좋은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훗날 재단을 설립해 혼혈인 친구들의 꿈을 체계적으로 실질적으로 도와주시고 싶다고 한다.

이제 그에게 놀림감이 됐던 검은 피부가 장점이 됐다. 그는 "My name is Black. It's myswag"이라 외친다. 상처였던 것이 이제는 무기가 된 셈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신의 뜻은 존재 그 자체, 즉 피조물들이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얘기한다. 답이 잘 나오지 않는 '왜 살까' 라고 묻지 말고 던져린 삶을 용기있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책을 쓰면서 느낀 결론 같다.

120쪽으로 분량이 단출하다.

◇ 한현민의 블랙 스웨그/ 김민정 지음/ 아시아 /1만500원

sosab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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