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재인 재기해' 혐오 발언 논란에도 4차 집회 강행 예고

이승진 입력 2018.07.09. 10:15 수정 2018.07.09. 15:48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5월과 6월에 이어 세번째 열렸다.

이날 모인 6만 여명의(주최 측 추산) 여성들은 분노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 경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한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도를 넘은 혐오 표현을 내뱉으며 여성들 사이에서도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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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에서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집회 측 추산 6만명 운집
문 대통령 "'편파수사' 논란 사실 아니다" 발언에
"문재인 재기해" 등 혐오 발언 논란…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
다음달 4일 광화문서 4차 집회 예고

'몰카 편파수사 규탄' 시위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5월과 6월에 이어 세번째 열렸다.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7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5월과 6월에 이어 세번째 열렸다. 이날 모인 6만 여명의(주최 측 추산) 여성들은 분노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 경찰의 편파 수사를 규탄한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도를 넘은 혐오 표현을 내뱉으며 여성들 사이에서도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며 나왔다. 집회 주최 측은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의 가해자가 여성이고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더 강력한 수사가 이뤄졌다는 ‘편파수사’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은 ‘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여성참가자를 무릎 꿇리면서 “재기해”라고 외쳤다. ‘재기’는 2013년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빗대는 말로 ‘재기하라’는 말은 ‘자살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곰’은 대통령의 성을 거꾸로 뒤집은 글자로 일간베스트(일베) 등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문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시위에 참석한 20대 여성은 “우리의 목소리가 남성 중심적 사회에 닿기 위해선 과격한 표현이 때론 필요하다”면서도 “일부 표현은 도를 지나친 것 같아 시위 목적을 달성하는데 해가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인근을 지나다 해당 발언을 전해들은 직장인 강모(30)씨는 “주최 측 구호 중 하나가 ‘여성의 분노를 혐오로 왜곡하지 마라’인데 이들 스스로가 혐오표현을 사용하는데 누가 쉽게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주최 측은 “사전적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하다’는 의미로 ‘재기하다’는 구호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터넷 방송인 액시스마이콜이 7일 오후 4시께 경찰 통제선을 뚫고 집회 현장에 진입하려다 제지당하자 바닥에 앉아 개인 영상을 생중계하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사진=문혜원 기자)


집회 현장을 촬영하려는 일부 남성들과 시위대 간 충돌도 있었다. '액시스마이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인터넷 방송인 김모(34)씨가 집회를 촬영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자 자신의 변호사를 대동해 수차례 더 시위 현장 접근을 시도하며 한 시간 이상 대치 상태를 이어가기도 했다. 또 주변 건물, 거리를 돌아다니며 망원카메라를 이용해 시위 장면을 촬영하다 주최 측과 경찰에 수차례 주의를 받은 일반인 남성도 있었다. 집회는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가 가능하다.

한편, 혐오 표현 등 각종 논란으로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집회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는 다음달 4일 광화문에서 4차 집회를 예고했다. 앞선 1차 집회에서 집회 신고인원인 1000명을 훌쩍 넘은 2만명이 모인데 이어 2차 집회 4만5000명, 3차 집회 6만명이 모이는 등 시위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인원을 모두 수용하기 위해 광화문으로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