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는 정말 빈손으로 나온 것일까?

2018. 7. 9. 08: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모든 논의 요소에 진전 이뤘다는 폼페이오 발언 주목해야
-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두고 밀당과 협상은 계속 진행 중
- 트럼프에 비우호적인 미국 언론 보도를 그대로 쓰는 우리 언론도 문제
- 교착상태인 여야 원구성 협상, 제헌절 전에는 이뤄질 듯

■ 방송 : CBS 라디오 <굿모닝뉴스 박재홍입니다> FM 98.1 (06:05~07: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보도국 안성용 정치부장

<사진= 진행자 박재홍 아나운서>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 기상도> 시간, 안성용 정치부장입니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지난 주말에 평양에서 열렸는데 기대했던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미국 정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군요?

◆ 안성용 : 그렇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6일부터 7일까지 1박 2일간 평양에 머물면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9시간 동안 회담을 가져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떠나기 전 동행한 기자들에게 "복잡한 이슈이긴 하지만 논의의 모든 요소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과의 협상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는데 이 부분 잠시 들어보고 가겠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장시간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것은 복잡한 문제이지만 우리는 거의 모든 핵심 사안에서 진전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평가가 보도된 지 몇 시간 만에 북미고위급 회담이 실망스러웠다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가 나왔습니다.

◇ 박재홍 : 그래서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데, 북한이 고위급 회담이 실망스럽다고 한 이유는 뭘까요?

◆ 안성용 : 미국이 북한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핵시설, 핵물질 등에 대한 신고. 검증 얘기까지 꺼내면서 북한을 압박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관심을 갖고 있는 체제보장 문제나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서는 만족할 만한 선물을 주지 않은 것 같구요. 그러니까 북한은 "미국이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맞게 신뢰조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그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고 하고" 있었는데 "첫 조미 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 이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박재홍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딪혔을까요?

◆ 안성용 : 외무성 담화를 분석해 보면 북한은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서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을 계기로 종선선언을 발표하는 문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하는 문제, 미군유해 송환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고, 종전선언문제도 이런 저런 구실을 대면서 뒤로 미루려했다는 것이죠.

요약하자면 미국은 자신들이 관심이 있는 비핵화 로드맵만을 들이 밀었는데 이 것은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 문제와 체제 보장 문제를 푼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 박재홍 : 북한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아직 간직하고 있다'고 밝힌 부분도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미국과의 후속 논의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인거죠?

◆ 안성용 : 그렇습니다. 북한과 미국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를 논의할 실무회담을 연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또 오는 12일쯤에는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북미협상이 판문점에서 열립니다. 특히 비핵화 검증 등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가동하기로 했는데요, 이 것은 회담이 실망스러웠다는 북한 외무성 담화와는 달리 평양 고위급 회담이 비핵화 등에서 진전이 아예 없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관련해서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들에게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북한이 주장한데 대해 "우리 요구가 강도 같으면 전 세계가 강도 같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 등과 관련해 북미간 신경전과 기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도 어제 입장을 냈는데요. "비핵화 협상과 이행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북미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 박재홍 : 그런데,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이번 회담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앞으로의 북미간 협상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군요?

◆ 안성용 : 미국 언론들은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랐던 것 같은데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하다보니까 트럼프가 의욕을 보이는 북한 비핵화 문제도 ‘그게 되겠냐’, ‘그것 봐라’, ‘결과는 암울하다’고 시니컬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관련해서 폼페이오 장관은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는지 신경을 쓴다면 미쳐버릴 것(I'd go nuts)"이라며 "그래서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는데, 협상 당사자인 자신이 보기에 미국 언론의 보도에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더 문제인 것은 국내 일부 언론이 미국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받아서 북미협상이 잘 안될 것이라고 미리부터 선을 긋는 보도를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과 국내 일부 언론의 한결같은 보도태도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은 성공했다는 점과 "논의의 모든 요소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 박재홍 : 이어서 우리 정치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어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 위장평화 공세니 좌파정권의 경제정책으로 나라가 거덜 날 것이라는 등 과거 주장을 되풀이 했어요?

◆ 안성용 : 지방선거 패배로 물러난 이후 한 차례인가 짧은 글을 올리긴 했었던 것 같은데, 어제는 좀 길고 내용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가 맞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구요, 경제도 좌파정권 들어서면서 5년 안에 거덜 날 수가 있다고 경고하고 나라가 망한 그리스와 베네수엘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공, 반북의 낡은 이념 구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나라가 도대체 어떤 점에서도 그리스와 베네수엘라고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 박재홍 : 예, 홍준표 전 대표의 발언 중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도 지적해 주셨는데, 본인의 복귀도 암시하는 발언도 했죠?

◆ 안성용 : 홍준표 전 대표는 휴식과 공부를 위해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덧붙이면서 연말까지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을 지켜보겠다며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받을 때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 정계 복귀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홍 전 대표는 오는 11일 미국 LA로 출국해 2~3개월가량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박재홍 : 한국당 비대위원장 인선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관심인데?

◆ 안성용 : 한국당 비대위원장 선출은 이번 주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 대행이 아주대 이국종 교수를 만나서 비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모르지만 국민적 평가가 괜찮은 외부 인사에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식으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려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알려진 대로 이국종 교수는 한국당의 제안을 고사했고,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 당 안팎의 정·관계 전직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정치권 밖에서는 도올 김용옥 선생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등이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과 함께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비대위원장 선출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 박재홍 : 한편, 여야 정치권은 지금 원구성 협상이 한창인데,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나보죠?

◆ 안성용 : 네,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마냥 끌 수는 없구요, 특히 다음 주에 제헌절이 있기 때문에 헌법을 만든 제헌절까지 국회가 열리지 못하면 국민적 비난을 한 몸에 받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번 주 안에는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 한다는 이심전심으로 여야가 협상을 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 역시 국회 원구성 협상의 쟁점은 법사위인가요?

◆ 안성용 :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느냐를 포함해서 몇 가지 쟁점들이 있는데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법사위원장은 전통적으로 야당이 맡아왔는데요, 20대 국회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면서 법사위원장을 여당한테 양보했지만 탄핵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행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지난 1년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던 거의 모든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법사위원장을 한국당이 맡아서 그랬다고 하는 것은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측면은 있습니다. 일단, 법사위원장은 한국당이 그대로 맡는 분위기라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밝혔는데 민주당이 결정된 게 없다면서 발끈했습니다. 민주당도 법사위를 놓칠 수 없다는 의지이기도 하구요,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이 맡아서 정부여당이 지난 1년간 곤욕을 치른 곳이 국회 운영위원장인데 이번에는 여당이자 원내1당인 민주당이 맡는 분위깁니다.

◇ 박재홍 : 국회부의장을 어느 당이 가져 가냐도 쟁점이네요?

◆ 안성용 : 부의장은 두 명인데, 한 자리는 한국당이 가져갈 것이 확실시되고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바른미래당과 평와와정의의모임 그중에서도 특히 민주평화당이 각축을 벌이는 모양샙니다. 바른미래당은 의석수에 따라 부의장을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에 민주평화당 측에서는 범보수에서 부의장 자리 한 석을 갖고, 범진보인 자신들이 부의장 자리 하나를 가져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 박재홍 : 이번 주 관전 포인트 짚고 마무리합니다.

◆ 안성용 : 문 대통령이 어제부터 인도, 싱가포르 순방일정에 돌입했는데, 인도부터 방문했습니다. 한-인도 정상회담은 내일 열립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우리 시간으로 밤 8시 30분에 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합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감옥까지 갔던 이재용 부회장과 촛불민심으로 대통령이 된 문 대통령이 만나는 장면이 언론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 <안성용의 정치기상도>시간, CBS보도국의 안성용 정치부장이었습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