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유해 송환 지연, 북한서 대가 지불 원했기 때문"
"폼페이오의 협상 진전 있었단 말은
돼지에게 립스팁 칠하기식의 포장"
NYT "세 번 방북 중 결실 가장 적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결과를 놓고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방북에 동행했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1박2일을 보냈지만 세 번 방북 중 결실이 가장 적은 방북”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폼페이오 장관과 수행단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줄 가시적 결과를 얻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과거 두 번의 방북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핵무기 시설에 대한 신고와 비핵화 시간표, 비핵화 정의에 대한 북한의 문서화된 성명 등 미국의 첫 번째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도 얻었느냐는 질문에 상세 답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유감 표명과 폼페이오의 김정은 면담 불발과 관련해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는 데 있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언급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반박했다고 전했다.
대북 특사로 방북한 적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대사도 유해 송환 대가와 관련해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미국이 북한에 유해 한 구당 7만 달러(약 7800만원)를 지급한 적이 있다”며 “따라서 북한 군부가 외화를 벌어주는 미군 유해 송환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하지만 “내가 2007년 방북해 유해 7구를 송환해 올 때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유해 송환은 돈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희생자 유족을 위해 선의의 제스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워싱턴포스트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은 건 분명하며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할 어떤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요구한 게 오히려 북한의 분노를 일으켰다”면서 “그도 이제 우리가 한동안 주장했던 북한의 전략과 의도의 실상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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