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터 차 "유해 송환 지연, 북한서 대가 지불 원했기 때문"

정효식 2018. 7. 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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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 싸늘한 반응
"폼페이오의 협상 진전 있었단 말은
돼지에게 립스팁 칠하기식의 포장"
NYT "세 번 방북 중 결실 가장 적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 결과를 놓고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싸늘했다.

방북에 동행했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1박2일을 보냈지만 세 번 방북 중 결실이 가장 적은 방북”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폼페이오 장관과 수행단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줄 가시적 결과를 얻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과거 두 번의 방북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핵무기 시설에 대한 신고와 비핵화 시간표, 비핵화 정의에 대한 북한의 문서화된 성명 등 미국의 첫 번째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도 얻었느냐는 질문에 상세 답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유감 표명과 폼페이오의 김정은 면담 불발과 관련해 “비핵화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형성하는 데 있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언급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반박했다고 전했다.

빅터 차. [연합뉴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NBC방송에 출연해 “폼페이오 장관이 진전을 이뤘다고 했지만 돼지에게 립스틱 칠하기 같은 포장”이라며 “아무 결과도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한국전 실종자·전쟁포로의 유해 송환에서 진전이라도 기대했지만 추가 회담 일정을 잡는 데 그쳤다”며 “내가 알기로 이 같은 지연은 북한이 송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불합리하다고 비판한 건 10년 전 협상과 똑같은 각본”이라며 “우리가 미국 대통령을 싱가포르까지 1만 마일(1만6000㎞) 멀리까지 보냈지만 1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는 건 전혀 고무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대북 특사로 방북한 적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대사도 유해 송환 대가와 관련해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미국이 북한에 유해 한 구당 7만 달러(약 7800만원)를 지급한 적이 있다”며 “따라서 북한 군부가 외화를 벌어주는 미군 유해 송환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하지만 “내가 2007년 방북해 유해 7구를 송환해 올 때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유해 송환은 돈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 희생자 유족을 위해 선의의 제스처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워싱턴포스트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은 건 분명하며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할 어떤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요구한 게 오히려 북한의 분노를 일으켰다”면서 “그도 이제 우리가 한동안 주장했던 북한의 전략과 의도의 실상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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