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보물 찾아라" 백화점의 특명

이유진 2018. 7. 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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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충성도 오프라인 이어져..롯데百, 전용 플랫폼 '네온' 오픈
신세계, 전담팀 두고 브랜드 유치..일반 매장보다 매출 3배 높기도
'가성비 좋다' 중년 고객도 구매
최신 유행 패션은? 수만명 폴로어 보유 인스타에 물어봐!롯데백화점이 9일 새로 오픈하는 새 플랫폼 `네온`(왼쪽)은 유명 SNS 인플루언서를 한곳에 모은 쇼핑 플랫폼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으네드레스` 팝업 매장에 여성 직장인 고객들이 몰려든 모습(오른쪽). 으네드레스는 인스타그램에서 여성 오피스룩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롯데백화점이 9일 새로 오픈하는 새 플랫폼 '네온'(왼쪽)은 유명 SNS 인플루언서를 한곳에 모은 쇼핑 플랫폼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으네드레스' 팝업 매장에 여성 직장인 고객들이 몰려든 모습(오른쪽). 으네드레스는 인스타그램에서 여성 오피스룩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지난 2일 오후 12시, 폭우가 쏟아지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3층. 정장 차림 여성들이 유독 몰려 있는 곳은 여성복 '으네드레스' 팝업 매장이었다. 으네드레스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여성 오피스룩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롯데백화점은 "평일 행사인데도 나흘간 약 4000만원 매출을 올렸다"며 "직장 여성들이 방문해 집객 효과가 높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여성클래식팀 이성미 과장·김다영 대리는 업무시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수시로 들락거린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서 1만명 이상 폴로어를 보유한 브랜드 중 백화점에 들여올 브랜드를 찾는다. 이 바이어는 "평소 200~300개 브랜드를 리스트업해 둔다"며 "팝업이나 이벤트홀 행사를 준비할 때마다 2~3개월 전부터 연락하고 컬렉션을 직접 본 뒤 입점 브랜드를 선정한다"고 했다.

경쟁적으로 새로운 콘텐츠 찾기에 나선 백화점들이 이번에는 SNS 속 '보물 찾기'에 나섰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SNS 커머스 영향력이 커지자 백화점 이색 콘텐츠로 SNS 브랜드를 앞다퉈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말 패션담당본부에 SNS 브랜드·신규 디자이너 브랜드만 전담 발굴하는 담당자를 새로 뒀다. 지난해 9월 SNS 브랜드를 모아 팝업 매장을 열었는데 기대 이상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사흘간 진행한 '신세계 브랜드 서울'에는 30대 여성 고객이 몰리면서 목표 매출을 50% 이상 초과 달성했다. 7만명 이상 인스타그램 폴로어를 보유한 김나리 대표의 '심플먼트', 폴로어 3만명인 김민아 대표의 여성의류 '바이먼슬리' 등이 참여했다. 가장 매출이 높은 브랜드는 사흘 행사에 약 5000만원을 올렸다.

여성복 '얼바닉30', 핸드백 '뮤트뮤즈', 귀걸이 '프루타', 모피 '임주' 등이 유행하는 브랜드다. 특히 패션업체 등에 근무하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퇴사한 디자이너 창업이 많다.

폴로어가 많은 브랜드는 일상, 여행, 본인이 쓰는 제품 등을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얻고 성장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SNS 브랜드 무기는 두꺼운 충성 고객층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한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이 수입 타일 전문판매 업체 '윤현상재'와 라이프스타일 팝업 매장을 열었을 때 닷새간 2만명이 찾았다. SNS 셀러들이 참여하는 현대백화점의 소호마켓 행사에는 매일 평균 7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고객도 많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지난달 진행한 '유노이야' 팝업 매장 첫 손님은 제주도에서 상경했다. 백화점 기존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가 낮아 새로운 트렌드를 경험하려는 중년 고객도 SNS 브랜드에 지갑을 연다.

SNS 영향력을 확인한 백화점들은 전담팀을 꾸려 SNS 브랜드 매장을 경쟁적으로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사내 공모로 인플루언서(1인 미디어 운영자) 커머스 프로젝트팀을 꾸렸고, SNS 브랜드만 모은 편집매장 '아미 마켓'을 본점에 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 무역센터점에 SNS로 인지도를 높인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 '유라이즈'와 컨템퍼러리 브랜드와 SNS 브랜드를 모은 '앳마이플레이스'를 냈다. 유라이즈는 천호점과 판교점에도 오픈한다.

롯데백화점은 한발 더 나아가 9일 유명 SNS 인플루언서를 한곳에 모은 새 플랫폼 '네온'을 오픈한다. 가영(#lazygy) 트리밍버드(#_mmiing) 등 30여 개 인플루언서 브랜드 상품 1000여 개를 판매하는 쇼핑 플랫폼이다. SNS 브랜드 운영자들은 네온을 통해 상품을 팔고, 백화점은 SNS 브랜드의 약점으로 꼽힌 상품 배송과 고객 불만 응대 등을 담당한다. 백화점 측은 향후 인플루언서 100명 이상을 플랫폼에 입점시킨다는 목표다.

향후에도 SNS 브랜드를 향한 오프라인 매장의 '러브콜'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NS 브랜드가 20~40대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입소문'으로 고객층을 넓혀 나가기 때문이다. 배정원 현대백화점 과장은 "SNS·온라인 브랜드가 최근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며 "적은 품종을 소량 생산해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욕구도 충족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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